중금리 시장 ‘32조원’ 규모로 확대…카드·캐피탈 ‘사잇돌대출’ 검토
금융위, 여전업권 취급 허용…업계는 아직 신중한 기류
10% 초반 금리 기대에도 참여 시기·규모는 불확실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04-28 16:11:22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앞으로 카드사와 캐피탈사도 10% 초반대 금리의 ‘사잇돌대출’을 취급할 수 있게 되면서 고금리 카드론 중심이던 여신전문금융업권(여전업권) 대출 구조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업계는 아직 신중한 입장으로, 실제 시장 흐름 변화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사잇돌대출이 중신용자 중심으로 공급되도록 하고 금융사에 가계대출 규제 완화와 예대율 혜택 등 유인책을 제공해 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공급 규모는 지난해보다 1조1000억원 늘어난 31조9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제4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사잇돌대출 취급 범위를 카드사와 캐피탈사까지 넓히는 방안을 내놨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편으로 카드사 등도 사잇돌대출을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여전업권은 정부 보증 기반 중금리 대출 상품을 통해 중신용자 시장에 발을 들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사잇돌대출은 보증을 기반으로 금리를 낮춘 정책 상품으로, 그간 카드론 금리에 부담을 느끼던 차주들의 대안으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금리는 연 10% 초반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카드론(평균 14~15%)과 비교하면 부담이 낮아지는 만큼 일부 수요 이동도 점쳐진다. SGI서울보증이 보증료율을 최대 0.5%포인트 낮추기로 하면서 금리 인하 여지도 확보됐다. 금융위는 이 조치를 통해 연간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추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카드사들은 당장 실행에 나서기보다는 제도 내용을 살피는 분위기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발표 직후라 내부적으로 살펴보는 단계”라며 “포용적 금융 확대 기조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역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카드는 “상품 운영과 신용평가 방식을 포함해 전반적인 구조를 점검하고 있으며, 필요한 곳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매출과 개인사업자 결제 데이터 등 자체 정보를 활용해 새로 열리는 개인사업자 대상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캐피탈업계 역시 전반적으로 신중한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업권 관계자는 “이제 막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 전반에서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경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상품 설계부터 수익성, 리스크관리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사잇돌대출이 기존 카드론 수요를 일부 흡수하는 ‘자기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 가능성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보유한 데이터와 플랫폼 접근성을 감안하면 향후 참여가 본격화될 경우 중신용자 대출 시장의 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길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개편을 통해 중금리 대출 공급을 늘리고 금융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다만 업계의 실제 대응 속도에 따라 정책 효과의 체감 시점 역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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