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중국 의존 줄이고 서구권으로 체질 바꿔

1분기 매출 1조1358억·영업익 1267억…북미·EMEA·일본 성장에 국내 수익성도 개선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2026-07-01 16:10:34

▲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두며 체질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북미, EMEA, 일본, APAC 시장으로 성장축을 넓히고 있다. 라네즈, 코스알엑스, 에스트라 등 글로벌 브랜드의 성장과 국내 사업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난 점도 긍정적이다.

1일 토요경제 기업재무분석실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358억 원, 영업이익 126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4%, 영업이익은 7.6% 증가했다. 국내 매출은 6264억 원으로 8.5% 늘었고, 해외 매출은 4971억 원으로 5.8% 증가했다.

실적의 핵심은 국내 수익성 개선이다. 국내 사업 영업이익은 81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5% 늘었다. 면세와 크로스보더 사업, 순수 국내 채널이 모두 성장했고, 주요 브랜드의 프로모션과 관광객 수요 대응이 매출을 끌어올렸다. 화장품 내수 시장이 정체됐다는 평가 속에서도 수익성을 끌어올린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해외 사업에서는 지역 다변화가 두드러졌다. 미주 매출은 174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2% 증가했고, EMEA 매출은 644억 원으로 16.4% 늘었다. 기타 아시아 매출도 1431억 원으로 15.0% 증가했다. 중화권 매출은 오프라인 채널 효율화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아모레퍼시픽 전체 해외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중국 부진을 서구권과 일본, 동남아 시장이 보완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브랜드별 성과도 뚜렷하다. 북미에서는 코스알엑스가 ‘RX 라인’과 ‘PDRN 라인’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회복했다. 에스트라는 ‘A-CICA’ 라인을 앞세워 매출이 크게 늘었고, 아이오페는 북미 세포라 온·오프라인 채널에 입점하며 고효능 스킨케어 브랜드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했다. 라네즈는 립 제품과 워터뱅크, 크림스킨 라인을 앞세워 글로벌 브랜드 입지를 강화했다.

EMEA 지역에서도 확장성이 확인됐다. 코스알엑스는 영국 주요 채널과 협업 마케팅을 강화했고, 에스트라는 유럽 17개국에 진출했다. 이니스프리는 영국 Space NK와 오프라인 팝업을 운영하며 브랜드 접점을 넓혔다. 라네즈도 북유럽 유통망 확대를 통해 유럽 고객 접점을 다변화하고 있다.

일본과 APAC 시장도 긍정적이다. 일본에서는 라네즈가 네오쿠션 리뉴얼과 BTS 진 협업 캠페인을 통해 화제성을 높였고, 코스알엑스와 에스트라, 일리윤도 주요 프로모션에서 성과를 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등 APAC 핵심국가에서는 틱톡, 쇼피, 퀵커머스 등 현지 유통 채널을 활용한 판매 확대가 이어졌다.

최근 지속가능경영 성과도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30일 글로벌 RE100 운영기관인 더 클라이밋 그룹으로부터 글로벌 사업장 전체의 재생에너지 전환 성과를 공식 검증받았다. 2021년 국내 뷰티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한 데 이어, 2025년 RE100 달성을 공식 인정받은 것이다. 화장품 산업에서 친환경 생산과 공급망 관리가 중요해지는 만큼 이는 단순한 ESG 홍보를 넘어 글로벌 유통 채널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친환경 패키징 기술도 성과를 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4월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에서 2개 부문을 수상했다. 설화수 제품에 적용된 무광 화장품 용기 기술은 코팅 공정을 줄여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했고, 해피바스 제품 포장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 점을 인정받았다. 화장품 기업의 경쟁력이 제품력과 브랜드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포장재 기술, 환경 기준, 생산 방식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글로벌 인재 확보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제17회 브랜드 챌린지를 열고 한국, 미국, 일본, 싱가포르, 영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라네즈, 에뛰드, 이니스프리, 코스알엑스의 브랜드 커뮤니티 활성화 아이디어를 모집했다. 글로벌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인재 풀을 넓히는 작업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중화권 매출 감소와 해외 마케팅 비용 증가는 계속 관리해야 할 변수다. 해외 사업 매출은 늘었지만 신규 브랜드 확산을 위한 투자 확대로 해외 영업이익은 줄었다. 그러나 이는 단기 비용으로만 볼 사안은 아니다. 서구권과 일본, APAC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는 과정이라면 향후 성장 기반을 넓히는 투자로 해석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성적표는 단순한 실적 개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국내 사업은 수익성을 회복했고, 해외 사업은 중국 중심에서 서구권과 아시아 다변화로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RE100 달성, 친환경 패키징, 글로벌 인재 육성까지 더해지며 브랜드 기업으로서의 기반도 강화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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