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 현금, 앱마켓 밖으로…크래프톤 자체 결제망 승부수
네온 커머스 투자로 웹상점·결제 인프라 구축…수수료 절감·이용자 데이터 확보가 관건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07-28 16:32:43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로 벌어들인 현금을 앱마켓 밖 결제 인프라 구축에 투입하고 있다. 신규 지식재산권(IP)과 인공지능(AI)에 이어 글로벌 게임 결제 기업 네온 커머스에 투자하며 게임 개발을 넘어 유통·결제 기반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 23일 네온 커머스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네온 커머스는 게임사의 웹상점 구축과 결제, 세금·환전, 부정거래 방지, 환불·분쟁 처리, 정산 등을 지원하는 기업이다. 크래프톤은 네온의 글로벌 결제·서비스 운영 역량을 활용해 온라인 상점과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배틀그라운드가 만든 현금흐름을 결제 인프라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핵심은 앱마켓 수수료 부담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326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모바일 매출은 1조7407억원으로 전체의 52.3%, PC 매출은 1조1846억원으로 35.6%를 차지했다.
증권가는 크래프톤의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을 9680억원으로 추정한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신규 IP 확보, 개발사 투자·인수, AI에 이어 결제·유통 기반까지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는 셈이다.
앱마켓에 지급하는 비용도 적지 않다. NH투자증권은 크래프톤의 앱수수료가 지난해 4213억원에서 올해 5582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회사가 공시한 확정 수치는 아니다. 웹상점을 도입한다고 해서 해당 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일부 결제만 앱마켓 밖으로 이동해도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최근 수수료 인하 방침을 내놨지만 웹상점 결제 경로를 확보하려는 유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본다.
게임업계 전문가는 “구글이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밝혔지만 실질적인 인하 폭이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며 “15~20%의 수수료도 게임사 수익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직접 결제가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2021년 도입된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의 실효성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법 개정으로 앱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는 금지됐다. 그러나 외부결제에도 별도 수수료가 부과되면서 게임사의 실질 부담은 충분히 줄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철우 게임전문 변호사(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는 “외부결제를 기능적으로 막지는 않았지만 전환 과정에도 수수료를 부과해 사실상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며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어 대형 게임사들이 자체 시스템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웹상점은 수수료 절감뿐 아니라 이용자 데이터를 직접 확보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앱마켓 결제에서도 기본 내역은 정산 과정에서 전달받을 수 있다. 그러나 별도 상점을 운영하면 구매 상품과 시간, 이용자별 소비 행태 등을 더 세분화해 상품 구성과 프로모션, 마케팅에 활용하기 쉽다.
대신 게임사가 떠안아야 할 업무도 늘어난다. 결제 오류, 환불, 소비자 민원, 세금·환율, 부정거래 관리 등을 위한 별도 조직과 운영비가 필요하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환불과 민원, 서비스 운영을 담당할 조직과 인력이 필요해 중소 게임사보다 자원을 갖춘 대형사에 용이하다”고 했다.
네온 투자는 크래프톤의 투자축이 콘텐츠 개발 밖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규 IP 확보와 개발사 투자·인수를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AI를 핵심 사업축으로 키우고 있다. 올해 게임스컴 2026에서는 신작 5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과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자체 웹상점 활용 범위도 넓어질 수 있다.
다만 네온 투자 금액과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적용 게임과 지역, 시점, 기존 외부 서비스와의 병행 여부, 게임스컴 신작과의 연계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배틀그라운드의 결제 채널별 비중과 예상 수수료 절감액, 신규 IP와 AI·결제 인프라 간 투자 배분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글로벌 이용자와 연결되는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고 이용자 중심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장기 전략”이라며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방식,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투자의 성패는 배틀그라운드가 만든 현금이 앱마켓 의존도를 낮추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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