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빗썸 ‘혈맹설’에 삼성·SK 초대형 투자…국민연금 고갈 시계도 늦췄다

디지털자산·반도체·AI로 자금 이동…증권가는 ‘발표 규모보다 실제 집행력’ 주목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6-29 16:27:57

증권가의 시선이 키움증권과 빗썸의 지분 동맹 가능성, 삼성전자와 SK그룹의 초대형 첨단산업 투자, 국민연금의 역대급 운용 성과에 쏠리고 있다. 증권사와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계가 흐려지는 가운데 반도체·인공지능(AI) 분야에는 향후 10년간 2100조원에 이르는 투자 청사진이 제시되고 있다. 국내 증시 상승으로 231조원 넘는 수익을 거둔 국민연금은 기금 소진 예상 시점까지 뒤로 미뤘다.


29일 금융투자업계와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과 빗썸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지분 투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빗썸이 신주를 발행하면 키움증권이 이를 인수하는 구조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과 지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양측의 협의를 단순 재무적 투자보다 디지털자산 사업을 겨냥한 전략적 제휴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국내 개인투자자 중심의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고, 빗썸은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하나다. 양사는 이미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며 고객 기반을 연결하고 있다.

지분 투자가 성사되면 키움증권은 향후 가상자산 현물시장뿐 아니라 토큰증권,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자산 수탁·중개 사업에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 빗썸으로서도 전통 금융회사와의 자본 관계를 통해 상장 추진과 신뢰도 제고, 금융상품 개발에서 우군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와 SK그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계기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중장기 투자 구상을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데이터센터에 1000조원, 반도체 공급 확장 프로젝트에 1100조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차세대 반도체 생산기지 후보지로) 여러 지역 중 전력, 용수, 인력 확보 그리고 인프라와 인센티브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광주·전남 등 호남권에 반도체 전공정 공장을 구축하고 충청권에는 반도체 후공정과 디스플레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SK그룹도 호남권 반도체 생산시설과 전국 단위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서는 대규모 투자 발표가 반도체 장비와 소재·부품, 전력기기, 건설, 냉각설비,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으로 수혜 기대를 확산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팹 한 곳을 건설하려면 생산장비뿐 아니라 대규모 전력과 용수, 송배전망, 폐수처리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역대급 운용 성과도 자본시장의 주요 화두다. 국민연금은 2025년 한 해 동안 231조6000억원의 운용수익을 거뒀다. 연간 수익률은 18.82%로 기금 설치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1458조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운용수익은 국민연금의 한 해 연금 지급액 49조7000억원의 약 4.7배에 해당한다.

국내 주식이 전체 성과를 견인했다. 국민연금이 밝힌 지난해 국내 주식 수익률은 82.44%였고 해외 주식은 19.74%, 대체투자는 8.03%를 기록했다.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높아진 적립금은 기금 소진 예상 시점도 뒤로 미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5년까지 늘어난 적립금을 반영하면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이 기존 2065년에서 2069년으로 4년 늦춰질 것으로 추산했다. 보건복지부는 기존 정부 추계와 비교하면 약 7년가량 늦춰진 것으로 잠정 추산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빗썸의 지분 제휴 논의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의 결합을, 삼성과 SK의 투자계획은 반도체·AI를 중심으로 한 산업 자본의 이동을 보여준다. 국민연금의 231조원 수익은 자본시장 상승이 국가 연금재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증권가에서는 세 이슈 모두 발표된 숫자 자체보다 실제 투자 집행과 제도화,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주가와 기업가치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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