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으로 국채 투자 열린다…은행·증권사 고객 유치전

9일부터 DC·IRP서 10·20년물 매입…증권사, 연금자산 이전 경쟁 가세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9-08 16:02:16

▲퇴직연금형 개인투자용 국채제도시행 및 업무시스템 오픈행사 [연합뉴스]

 

개인투자용 국채를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살 수 있게 되면서 은행과 증권사 간 연금 고객 유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증권사 8곳은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을 진행한다.

그동안 개인투자용 국채는 미래에셋증권의 전용계좌를 통해서만 투자할 수 있었지만 이달부터 DC·IRP 계좌에서도 10년물과 20년물을 매입할 수 있게 됐다.

판매사는 신한·하나·NH농협은행 등 은행 3곳과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 등 증권사 5곳이다.

금융사별로 판매하는 국채 자체는 같다. 이번에 공급되는 10년물과 20년물의 표면금리는 각각 연 4.415%, 4.570%이며 여기에 가산금리가 붙는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정부가 원리금 지급을 책임하는 장기 투자상품이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가산금리와 연복리 효과를 받을 수 있고, 퇴직연금 계좌를 이용하면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한 과세도 인출 시점까지 미룰 수 있다.

대신 장기간 자금이 묶인다는 점은 부담이다. 중도환매가 가능한 시기와 조건이 제한돼 있고 만기 전에 환매하면 가산금리와 복리 혜택도 받을 수 없다.

같은 상품을 놓고 판매 경쟁이 벌어지면서 금융회사들은 기존 퇴직연금 고객을 지키는 동시에 다른 회사의 연금자산을 끌어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개인투자용 국채 판매를 계기로 DC·IRP 고객 기반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보험사를 제외한 퇴직연금 사업자 적립금 상위 1~3위는 신한·KB·하나은행이 차지했다. 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전체 4위, 삼성증권은 전체 8위였다.

NH투자증권은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는 한편, 퇴직연금에서 주가연계증권(ELS)과 900개가 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다른 금융회사에 있는 DC·IRP 자산을 옮기는 고객을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하고, 삼성증권도 국채 청약·배정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은행권에서는 퇴직연금 적립금 1위인 신한은행이 국채를 배정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별도 행사를 마련했다.

금융회사들이 개인투자용 국채 판매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10년·20년 만기 상품 특성상 퇴직연금 계좌로 자금이 유입되면 다른 금융상품보다 고객과 자산을 장기간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용 국채가 퇴직연금 투자대상으로 새롭게 편입되면서 향후 연금시장의 경쟁도 단순 수익률뿐 아니라 상품 라인업과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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