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다음은 드론배송? 풀무원 드론배송 시작… 식품업계, 배송 사각지대 줄인다
풀무원, 난지도 주민 200여 명 대상 신선식품 배송
편의점·외식업계도 시도…경제성·운영 재원 확보 과제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2026-09-10 16:12:05
풀무원이 드론으로 섬마을에 신선식품을 공급한다. 새벽배송·퀵커머스를 통한 속도 경쟁에 더해 유통·식품업계가 기존 물류망이 닿기 어려운 지역으로 배송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다만 시범사업이 지속 가능한 서비스로 자리 잡으려면 안정적인 수요와 운영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10일 풀무원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8일 충남 당진시 난지도에서 ‘출출박스’를 활용한 신선식품 드론배송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당진시, 드론 전문업체 니나노컴퍼니와 협업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지역 소규모 물류 거점에 제품을 미리 공급한 뒤 소비자가 출출박스 앱으로 주문하면 보관 중인 상품을 드론에 실어 지정 장소로 전달한다. 풀무원의 냉장·냉동 물류망에 드론을 연결해 소비자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마지막 구간인 ‘라스트마일’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이용 대상은 난지도 주민 200여 명으로, 관광객과 낚시객 수요도 예상하고 있다. 주문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이용 수요에 따라 조정할 계획이다. 앱 사용이 어려운 주민을 위해 전화 주문도 지원한다. 공급 품목은 두부·콩나물 등 냉장식품과 피자·치킨 등 냉동 간편식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유통·외식업계에서는 앞서 드론배송을 도입하거나 기술 협력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7월 파블로항공과 경기도 가평에 드론배송 거점을 열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교촌치킨도 2023년 8월 파블로항공과 드론 물류배송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풀무원은 냉장·냉동 보관시설과 주문 플랫폼을 연계해 섬 주민의 일상적인 식품 구매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경제성이다. 드론은 도로나 뱃길을 우회해야 하는 구간에서 이동 경로를 줄일 수 있지만, 이것이 곧 배송 원가 절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국토교통부가 2024년 발표한 K-드론배송 사업 모델에도 거점·착륙장 조성, 비행시험, 정비·안전관리, 상황실 운영 등이 포함돼 있다. 사업성을 판단하려면 비행에 드는 비용과 함께 시설·관리 비용도 따져야 한다.
난지도 사업은 현재 주민 배송비가 무료이며 당진시가 배송비 일부를 지원한다. 무료 배송 종료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 풀무원은 취재에 “배송비는 지자체에서 주민 복지 차원에서 일정 부분 지원하고 있다”며 “지자체에서 내년도 예산 수립을 하면서 내용이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건당 배송 원가와 주문 실적, 기존 선박 배송 대비 비용·시간 차이는 공개하지 않았다. 실제 이용 규모와 비용 절감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자료가 부족한 셈이다. 신선식품을 거점에 미리 보관하는 만큼 재고 관리도 과제다. 풀무원은 이용자 수요에 맞춰 상품 구성을 조정할 계획이지만, 미판매 상품과 폐기 비용의 부담 주체는 밝히지 않았다.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최소 주문량이나 이용 규모 등의 기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풀무원은 지자체 수요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경북 김천시와는 식품 사막화 문제 해결과 국토교통부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운항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드론은 비행 구역·중량·고도 등에 따라 비행승인이 필요하며, 사용사업 등록 과정에서 안전관리 대책과 조종 인력, 보험 가입 등을 확인한다. 배송 사각지대를 줄이는 시도가 지속되려면 노선별 안전 요건을 갖추는 동시에 실제 주문량에 맞는 운영 방식과 비용 분담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이종우 교수는 “도심은 아파트가 많아 드론배송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섬이나 차량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수익성보다 공공성에 초점을 맞춰 접근해야 드론배송이 점차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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