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광물 자원 쟁탈전’..“핵심 자원 확보·개발 확대해야”
중국, 미중 갈등 속 희토류 영구자석 기술·요소 수출 등 제한
중남미·유럽연합, 자원 카르텔· 중국 대체 공급망 확보 나서
해외자원 예산 크게 부족, 민간 자원 확보 늘리도록 지원 필요
이승섭 기자
sslee7@sateconomy.co.kr | 2023-09-21 16:01:18
미중 기술·경제 패권 경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세계 각국의 자원 확보 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핵심 광물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경쟁도 그만큼 거세지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가 작년 12월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 기술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린 데 이어 최근 자국 일부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하고 나섰다. 물론 재작년과 같은 요소수 대란 가능성은 없지만 산업용 요소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높아 안심할 수는 없다.
뿐만 아니다.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이 절반 이상인 중남미 국가들은 자원 카르텔 구축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도 중국에 대한 핵심 광물의 절대적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제 3국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런 추세와 달리 우리는 지난해 해외자원개발 예산이 10년 전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해외자원 확보 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략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글로벌 자원 확보 경쟁 속에서 우리의 전략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핵 심광물 자원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 방안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 갈수록 가열 되는 자원 확보 경쟁
미중 간 패권 경쟁이 노골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비상이 걸리자 각국마다 자원 확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이 IRA법과 반도체지원법을 통해 중국에 대한 반도체 등의 기술 통제에 나서자 중국도 첨단산업과 관련 있는 광물 자원 수출 규제 조치로 맞대응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수출 금지·제한 기술 목록을 발표하면서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 기술의 해외 이전·유출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어 최근에는 중국 내 일부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하는 등 자원을 무기화하는 전략을 노골화했다.
중국이 향후 이 조치를 본격화할 경우 국내 미래차와 반도체 등 전략산업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산업용 요소는 중국 의존도가 90% 정도에 이를 만큼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불안하게 한다.
전략산업과 연관된 자원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핵심 광물 확보 전에 중남미 국가와 유럽연합 등까지 가세하고 있다.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남미 국가들은 ‘자원 무기화 카르텔’에 나서고 있다. 특히 멕시코는 자국 내 니켈·리튬 등 주요 광물의 탐사·채굴 권한을 국가가 독점하는 법안을 공포했다. 유럽연합도 지난 3월 90% 이상에 달하는 니켈·리튬 등 주요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2030년까지 65% 미만으로 낮추기 위한 핵심원자재법(CRMA)을 내놓았다.
■ 외국에 비해 미흡한 자원 확보 노력
세계 각국이 핵심 광물 등 자원 확보를 위한 무한 경쟁에 나선 데 반해 우리나라는 뒤처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실이 어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 받은 ‘2022년도 해외자원개발 보고서’를 보면 그렇다. 보고서에서 해외자원개발 예산은 2012년 1조1195억 원이었으나 이후 계속 줄다가 이전 정부가 편성한 지난해 예산에는 1291억 원이 반영됐다. 이전에 비해 다소 늘기는 했지만, 2012년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 불과하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해외자원개발 예산에 지난해 2배 수준인 2441억 원을 투입했고, 내년도에는 3243억 원을 책정했다. 또 해외 자원 확보를 민간이 주력하고, 정부 등 공공부문은 이를 뒷받침하는 쪽으로 방향을 마련했다..
문제는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급변동하고, 반도체·이차전지 등 핵심산업에 사용되는 주요 광물의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정부가 해외 자원 확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 말 기준 62개국에서 394개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석유·가스 사업은 105개, 광물자원 사업은 289개다.
석유·가스 신규 사업은 2011년 41건을 기점으로 감소해 지난해는 3건에 머물렀다. 광물자원 신규 사업도 2008년(71건) 이후 줄어들어 지난해는 민간에서 2건 참여한 것 이 전부다.
민간기업의 광물자원 투자비는 증가하는 반면 공기업은 계속 감소하는 모습이다. 공기업의 광물자원개발 투자는 2020년 1억8600만 달러, 2021년 1억2100만 달러에 이어 지난해는 1300만 달러로 크게 뒷걸음쳤다.
이런 가운데 공기업과 기관이 광물자원 확보에 나선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을 계기로 지난 7일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니켈협회(APNI)와 핵심 광물 진출 및 협력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번 합의로 인도네시아에서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국내 민간 기업들의 투자와 진출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도 역시 이날 핵심 광물인 희토류와 흑연·리튬·바나듐 공급망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와 핵심 광물·유가스전 분야 연구 협력 추진 방향 등을 논의한 것도 기대를 모은다.
■ 안정적인 자원 공급망 확보 방안 시급
핵심광물의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뜨거워지고 만큼 우리도 해외자원 확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가 본격화될 것에 대비해 국내 첨단산업의 피해가 없도록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또 핵심 자원의 공급망 확보를 위해 보다 선제적인 방안도 필요하다.
“세계 각국은 자원 확보를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국가 에너지 수요의93%, 광물 수요 95%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위축된 해외자원 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양 의원의 지적은 새겨들을 만 하다.
이에 더해 정부가 자원 외교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민간 부문이 해외자원 개발 및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도록 하려면 기업의 해외 자원 조사·개발 프로젝트 등에 대한 지원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
일몰된 지원 제도 재정비를 통해 핵심 자원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때다.
토요경제/ 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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