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베트남에 부쩍 공들이는 삼성...'탈 중국' 대안 키우나
23일 하노이에 초대형 R&D센터 준공...'종합전략기지' 육성 가능성
미국과의 갈등으로 리스크 커진 중국 대체할 대안카드 베트남 주목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2-12-23 16:00:04
베트남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베트남의 수도이자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 하노이시에 초대형 R&D센터를 완공했다.
총 투자비 2억2천만달러(약 283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R&D센터다. 베트남에 진출해있는 외국기업 중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이다.
23일(현지시간) 오전 8시 하노이시 떠이호 THT지구에서 열린 준공식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최고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베트남 측에서는 팜 민 찐 총리와 응우옌 쑤언 탕 호치민정치아카데미 원장, 찐 반 썬 총리실 주임장관, 휭 타잉 닷 과학기술부 장관 등이 정관계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동남아 최대 R&D기지...모바일 SW등 집중 연구
삼성 하노이 R&D센터의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지상 16층, 지하 3층 규모로 1만1603㎡ 부지에 연면적 7만9511㎡(2만4천여평) 크기의 이곳은 삼성 R&D센터 중에서 동남아 최대 규모이다.
삼성은 내친김에 베트남을 단순한 생산기지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 생산, 판매까지 아우루는 종합전략 전진기지로 위상을 재 정립할 계획이다.
외국의 다른 R&D센터와도 차별점이 분명히 있다. 하노이 센터는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술인 멀티미디어 정보 처리, 무선통신보안 등에 특화시켜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대규모 R&D센터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베트남은 이미 삼성의 매우 중요한 생산기지이다. 베트남이 현지 시장은 물론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은 지난 1989년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설치하며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1995년 호찌민에 삼성전자 법인을 설립, TV 생산 및 판매를 시작했다.
이로부터 27년이 지난 현재 삼성은 호찌민, 박닌, 타이응우옌 등에서 스마트폰·모바일 기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다양한 IT기기를 집중 생산하고 있다. 특히 삼성 전체 스마트폰 생산 물령의 50% 이상의 원산지가 베트남이다.
삼성이 이처럼 베트남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집중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점점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중국의 대안으로 베트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베트남, 삼성의 '전략기지'로서 요건 두루 갖춰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되고 추세인데다, 한-중간의 관계악화로 인해 리스크가 커지면서 삼성으로서도 새로운 전략거점이 필요해졌고, 베트남이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사실 베트남은 삼성의 동남아권역의 전진기지이자 교두보로서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인구 1억명이 넘는 거대한 시장을 보유하고 있고, 노동력도 풍부하다. 동남아 경제블록인 아세안의 핵심국이기도 하다.
게다가 역사와 문화적으로도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에 대해 보다 우호적이다. 경제적으로는 1990년대 대우그룹을 시작으로 대기업들이 잇따라 진출, 베트남의 경제부흥에 큰 기여를 했다. 2010년대 이후엔 삼성이 베트남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이날 준공식에서 "삼성 R&D센터가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베 양국 간 우호 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올해가 한-베 수교 30주년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스마트폰 등 삼성의 주력제품군에서 강력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과 달리 베트남은 기술적 보안에 대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도 삼성이 베트남에 대한 투자 폭을 확대하는 주된 이유로 보인다.
업계에선 미국과 중국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하노이 R&D센터 준공을 계기로 베트남이 삼성의 해외사업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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