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다시 흔들렸다…중동 불안에 시장·에너지 동시 긴장

이란, 바레인·쿠웨이트 공격 뒤 협상 중단 경고…유럽 폭염·우크라이나 전선·중일 갈등까지 국제질서 불안 확산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2026-06-29 16:04:35

▲ 기사를 바탕으로 생성된 Ai 이미지 [토요경제]

 

29일 국제면의 핵심은 중동이다. 이란이 바레인과 쿠웨이트를 겨냥한 드론·미사일 공격을 재개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커졌다. 미국과 이란의 임시 합의가 유지될 수 있다는 기대는 남아 있지만, 에너지 수송로와 금융시장은 다시 불안정한 균형 위에 올라섰다.

AP통신은 28일 두바이발 기사에서 이란이 미국의 추가 공습 이후 바레인과 쿠웨이트를 겨냥한 공격을 다시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AP는 “이란이 협상 ‘완전 중단’을 위협했다(threatened a ‘complete halt’ in negotiations)”고 전했다. 공격 대상이 걸프 지역 미군 주둔국이라는 점에서 파장은 작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AP는 호르무즈 해협을 “한때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의 5분의 1이 지나던 곳(once carried a fifth of the world’s oil and natural gas)”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해협 재개와 운영에 자국의 감독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현재와 다른 별도 운영체계를 만들려는 시도는 “긴장을 높일 것(increase the level of tension)”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로이터통신은 29일 아시아 증시가 중동 불안과 미국 금리 인상 전망 속에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국 코스피는 장중 2% 가까이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도 1% 밀렸다.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72달러대에서 움직였다. 중동 외교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가 유가 급등을 제한했지만, 해협 리스크는 여전히 가격에 남아 있다.

투자심리도 방향을 잃었다. 로이터는 시장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방향성이 조금 부족하다(lacking a bit of direction)"고 전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미국·이란 협상에 대해 시장이 “진동에 익숙해졌다(accustomed to the oscillations)”고 평가했다. 중동 정세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이 확실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동만 불안한 것은 아니다. 유럽은 기록적인 폭염에 직면했다. AP는 프랑스에서 지난주 폭염 기간 약 1000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 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유럽은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더워지는 대륙(Europe is the fastest-warming continent on Earth)”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폭염 스트레스를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라고 불렀다.

폭염은 단순한 날씨 뉴스가 아니다. 독일, 폴란드, 체코 등에서 40도를 넘는 기록적 고온이 나타났고, 산불과 전력망 부담, 철도·도로 인프라 피해가 이어졌다. 기후위기는 이제 환경면 이슈가 아니라 보건·인프라·정치 이슈로 옮겨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선도 다시 국제면의 무게를 키웠다. 로이터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핵심 방어선인 코스티안티니우카 외곽으로 침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도시는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 지역을 지키기 위한 이른바 ‘요새 벨트’의 남단에 있다. 로이터는 러시아군이 전선 전체에서는 큰 돌파를 만들지 못했지만, 특정 축에서는 압박을 계속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일본 사이의 긴장도 커졌다. AP는 중국이 일본 기업 40곳에 대해 수출통제 또는 감시 조치를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대상에는 미쓰비시상사 일부 부문, 미쓰이 E&S, 후지쓰·고마쓰 관련 부문 등이 포함됐다. 중국 상무부는 해당 조치가 일본의 “새 군국주의(new militarism)”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29일 국제면의 흐름은 하나로 모인다. 지정학 리스크가 에너지 가격을 흔들고, 기후위기가 유럽의 보건·인프라를 압박하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동아시아 안보 갈등이 동시에 심화하고 있다. 시장은 이를 금리와 달러, 원자재 가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가장 직접적인 변수는 호르무즈와 아시아 금융시장이다. 호르무즈 해협 불안은 유가와 운임, 원자재 조달비용을 자극한다. 중동 긴장이 길어지면 에너지 수입국인 한국의 물가와 기업 비용에도 부담이 된다. 동시에 미국 금리 인상 전망과 달러 강세는 원화와 증시에 압박으로 작용한다.

이날 국제뉴스는 하나의 전쟁이나 하나의 폭염으로 끝나지 않는다. 해협, 기후, 전선, 수출통제가 같은 날 국제면에 올라왔다. 세계 경제가 다시 외부 충격에 민감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