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기차 보조금, 국산차가 최대 250만원 더 받아
전기차, 직영 AS센터 있어야 보조금 …국내 제조사만 충족
국산차 밀어주기…한국판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라는 지적
박미숙
toyo@sateconomy.co.kr | 2022-12-30 15:57:11
환경부가 내년 적용되는 '전기차 보조금 체계 개편'안에 대해 자동차업계의 의견수렴을 시작했다. 자동차업계는 국산 전기차의 보조금은 늘고 수입차 보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개편안 내용을 보면 국고 보조금 상한선을 현행 최대 700만원에서 최대 680만원으로 낮추는 대신 대중형 차량 확산을 위해 보조금 지급 대상 차량의 기본 가격을 5500만원 미만에서 5700만원 미만으로 200만원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비보조금과 주행거리보조금 총합 상한선을 지금보다 100만원 인하한 500만원으로 하고 직영서비스센터와 정비이력관리·부품관리 전산시스템 운영 여부에 따라 50% 차등하는 방안도 개편안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직영서비스센터와 정비이력관리·부품관리 전산시스템이 없거나 일부만 있는 업체 전기승용차는 연비·주행거리보조금을 절반만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조건을 만족시키는 업체는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 뿐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외국 제조사들은 국내에 직영서비스센터가 없기 때문에 최대 250만원의 보조금이 줄어들 수 있다.
개편안에는 전기차 배터리에서 외부로 전력을 빼내 사용할 수 있는 '비히클 투 로드'(V2L)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에 보조금 15만원을 더 주는 방안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 가운데 V2L이 적용된 차는 아이오닉5 등 현대차그룹 전기차뿐이다.
최근 3년간 급속충전기를 100기 이상 설치한 자동차 제조사 전기차에 보조금 15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도 개편안에 포함됐다고 한다. 현대차는 이 조건을 충족했고 외국 전기차 제조사 중엔 테슬라와 벤츠만 충족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개편안이 확정될 경우 보조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수입차 업계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딜러사를 통해 차량 판매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개편안이 제시한 직영 구조 등을 구축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어 재고를 해 달라고 이야기를 한 상황"이라며 "국산 브랜드가 중요하긴 하겠지만, 전기차 자체가 태동기인데, 전체 산업계에서 볼 때는 좋지 않을 거 같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도 "보조금 제도 개편으로 전기차 관련 충실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원사들과 해당 회원사 차량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본의 아니게 불이익을 받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사후관리와 기반시설 강화'를 명분으로 정부가 '국산 전기차 밀어주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이번 개편안을 두고 북미에서 최종 조립 등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도록 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빗대 '한국판 IRA'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환경부는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추가 의견 수렴 및 관계부처 협의 과정이 남아 개편안을 완성하는 시점까지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보조금 개편안은 연구용역 결과뿐만 아니라 관계부처 협의,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결과를 충분히 반영해 마련될 예정"이라며 "가급적 1월 내에 마무리하려고 하고 있지만 그것 역시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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