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무역적자 수렁에 빠진 韓경제, 분위기 반전의 3대 변수는?

이달에만 1~20일까지 60억불 적자...12개월 연속 무역적자 예약
에너지 등 수입 느는데 수출은 쪼그라들어 적자구조 탈피 어려워
"반도체·에너지·중국 등 3대변수 중 하나라도 해소해야 상승반전"

조은미

amy1122@sateconomy.co.kr | 2023-02-21 15:56:15

▲ 수출이 이달 들어서도 감소세를 면치 못하는 부진의 늪에 허덕인 탓에 12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이달들어 20일까지 무역적자가 60억달러에 육박, 1월에 이어 2월에도 무역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수입은 꾸준히 늘어나는 데, 수출이 쪼그라들다 보니 매월 무역적자가 발생하는 전형적인 적자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올 들어 벌써 연간 무역적자 규모가 186억3900만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무역수지 적자(-472억달러) 규모의 39.4%를 단 50일 만에 돌파한 셈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무역적자가 1천억달러를 돌파할 지도 모를 지경이다.


정부가 수출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고, 수출기업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백방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무역수지 개선은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부진 탓 수출 5개월 연속 감소 확실시

21일 관세청 잠정 통관 집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20일까지 수출은 총 335억49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 감소했다. 조업일 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4.9%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지난달 수출이 1년 전보다 16.6%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한 바 있는 데, 이달까지 5개월 연속 수출감소가 거의 확실시된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수출이 5개월 연속 쪼그라들며 수출기업의 전후방 업체들까지 크게 위축되는 등 경기침체가 확산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의 부진이다. 반도체는 품목별 수출 비중이 20%에 달할 정도로 독보적으로 높다. 이런 반도체가 이달에도 20일까지 수출이 38억3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3.9% 감소했다.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반도체는 작년 8월 7.8% 감소 이후 이달 20일까지 7개월 째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달 무려 44.5% 줄어들어 최근 1년간 최대 감소폭을 보였는데, 이달에도 거이 비슷한 수준이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위축과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탓에 반도체수출이 동력을 잃은 지 오래다.


반도체의 전방산업인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25.0%), 정밀기기(-15.6%), 가전제품(-38.0%), 컴퓨터 주변기기(-55.5%) 등 IT 세트품목이 대부분 수출이 줄어들었다. IT세트 수요 감소-반도체 수요 위축-반도체 가격하락-수출부진이 악순환하는 구조다.


반도체가 부진한 틈을 타고 승용차가 수출의 새로운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승용차는 이달에도 20일까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6.6%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도체에 이어 주요 15대 수출품목 중 두번째로 규모가 큰 승용차의 선전은 심각한 수출 부진과 무역수지 악화에 고전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새 희망이다. 전기차를 필두로 한국산 친환경차가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수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승용차와 함께 석유제품(16.3%), 철강(3.9%), 자동차부품(22.5%), 선박(21.7%) 등도 큰 폭의 수출증가세를 기록하며 수출부진을 적잖게 상쇄시키는 역할을 했다.

중국 9개월째 수출감소 속 인도 수출 급증 주목

이달 20일까지 수출을 국가별로 보면 미국(29.3%), 유럽연합(EU·18.0%), 인도(26.0%) 등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으나 중국(-22.7%), 베트남(-18.0%), 일본(-3.1%) 등은 줄었다. 중국에 이어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급부상중인 14억 인구의 인도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주목할만하다.


중국 수출은 이달까지 9개월 연속 감소가 확실시된다. 우리나라 수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對中) 수출이 20% 이상 감소한 것은 전체 수출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를 웃도는 전체 1위 수출국이다.


중국 경제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1년 째 지속된 코로나19 여파에서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이달엔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의 영향까지 겹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출은 계속 감소세를 나타낸 반면 수입은 꾸준한 상승세를 계속했다. 이달 1∼20일 총 수입액은 395억36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9.3% 증가했다. 원유(7.6%), 가스(81.1%), 석탄(11.2%)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이 10% 안팎 늘어난 영향 때문이다.


수출은 줄고 수입이 느니 무역수지가 악화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달 1∼20일까지 무역수지는 59억8700만달러 적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억3300만달러 적자보다 40억달러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에 따라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적자였던 무역적자는 월간 연속적자를 12달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


연간 누적적자도 200억달러에 육박하며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들어 이달 20일까지 50일만에 누적 무역적자는 186억390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69억8400만달러의 2.7배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전제하에, 연간 무역적자가 1천억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이처럼 수출 부진과 견고한 수입증가세에서 비롯된 무역수지 악화는 한국 경제의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기 무역적자의 깊은 수렁에 빠진 한국 경제를 건져낼 해법은 그 원인에서 찾아야한다.

중국관계 등 수출부진 원인별 전략 다시 짜야

무역수지 악화 원인과 그 해법의 3가지 키워드는 에너지, 반도체, 대중무역이다. 우선 국제에너지 시세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에너지 수입량이 계속 늘어난다면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선다고해도 무역적자를 면키 어렵다. 에너지 시세를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다면, 에너지절감이나 대체에너지의 비중을 높여 수입의 절대량을 줄여나가는 게 유일한 대안이다.


둘째는 수출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부진이다. 반도체 수출이 반토막 난 상황이 이어진다면, 다른 품목의 수출호조로도 수출의 의미있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다면, 상대적으로 시장상황이 나은 파운드리 등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한다.


마지막으로 대 중국 수출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교역량 1위국으로서 대표적 무역흑자국이었다. 한국산 반도체의 40% 이상이 중국이나 홍콩 등에 수출된다. 그러나, 작년에 중국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전개한 이후 적자로 돌아선 이래 좀처럼 회복 기미가 없다. 올들어 리오프닝으로 정책을 전환했음에도, 한번 꺾인 대중 수출이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단기적으로 대중 수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중국내 혐한 분위기를 완화하는게 급선무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혐한 분위기는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등으로 더욱 노골화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정치권, 재계 등이 힘을 합쳐 대 중국 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전략 전술을 새로 만들어야 침체된 중국수출을 다시 살릴 수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잠재적 거대시장, 인도에 대한 외교와 경제적 투자를 늘림으로써 탈 중국의 새로운 대채제로 만들 필요가있다"고 조언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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