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발행어음 첫발…100억 특판보다 '조달축 확대'가 본게임

9호 사업자 인가 한 달 만에 출시…약정형 최고 연 4.0%
상반기 말 발행어음 잔액 55.9조…조달 늘수록 모험자본 공급도 확대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10-27 16:00:41

▲ 메리츠증권[토요경제]

 

메리츠증권(대표 장원재·김종민)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 한 달여 만에 첫 상품을 내놨다. 연 5% 특판은 100억원에 그치는 만큼 본격적인 승부는 발행어음을 새로운 자금조달 축으로 얼마나 키우느냐에 달렸다.

메리츠증권은 27일 수시형과 약정형, 오프라인 특판 등 3종의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했다.

개인 고객 대상 수시형 금리는 연 2.50%다. 약정형은 기간에 따라 개인 연 2.80~4.00%, 법인은 연 2.70~4.00%를 적용한다. 회사는 특히 6개월 이상 구간에서 금리 경쟁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신규 개인 고객에게는 6개월 만기 연 5.0% 특판도 제공한다. 다만 총 판매 한도는 100억원이다. 고객당 3000만원 이상 1억원까지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특판 금리는 눈에 띄지만 규모만 놓고 보면 본격적인 자금조달 수단이라기보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성격이 강하다. 지난달 발행어음을 처음 출시한 삼성증권은 당시 1100억원 규모의 특판을 내놓고 최고 연 5.5% 금리를 제시했다. 삼성증권의 연 4.3% 1년물 1000억원은 판매 개시 후 이틀 반 만에 소진됐다.

메리츠증권이 이번 상품에서 6개월 이상 구간을 강조한 점도 주목된다. 발행어음은 만기가 1년 이내지만 수시형보다 일정 기간 자금을 묶는 약정형 비중을 늘리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의 만기를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높은 약정금리는 조달비용을 끌어올리는 만큼 조달한 자금을 얼마나 높은 수익성과 건전성을 갖춘 자산에 배분하느냐가 중요하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9월 2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국내 9번째 발행어음 사업자다.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키움·신한투자·하나·삼성증권에 이어 메리츠증권까지 경쟁에 합류했다.

시장은 이미 50조원대까지 커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진입하기 전인 올해 2분기 말 기존 사업자들의 발행어음 조달액은 55조9291억원이었다. 1분기 말 54조4277억원보다 2.8% 증가했다.

후발 사업자인 메리츠증권에는 고객 자금을 확보하는 것만큼 운용처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행어음 사업자는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모험자본 공급 의무도 함께 진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조달액에 연동한 모험자본 공급 의무를 적용하고 있다. 의무비율은 올해 10%에서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중소·중견기업과 벤처기업, A등급 이하 회사채, 신기술사업금융회사·벤처캐피털 투자 등이 인정 대상이다.

금융위도 9월 신규 인가를 받은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 향후 모험자본 공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행어음 출시로 메리츠증권은 기존 채권·기업어음(CP) 등과 별도로 리테일 고객 자금을 직접 조달할 수 있는 통로를 하나 더 확보했다. 앞으로 관건은 높은 금리로 자금을 끌어오는 것보다 발행 잔액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면서 조달비용 이상의 운용수익을 내고, 동시에 강화되는 모험자본 공급 의무를 충족하는 것이다.

연 5% 특판은 발행어음 시장 진입을 알리는 첫 상품이다. 메리츠증권 발행어음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는 이후 정규 상품을 통해 얼마나 많은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기업금융과 모험자본으로 연결하느냐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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