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권혁웅號' 공식 출항...옛 '조선1위' 명성 되찾을까
23일 임총, 사명변경 등 주요안건 의결...권혁웅대표체제 출범
한화 계열사 시너지 통해 조선업계 1위 명성 되찾을 지 '주목'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3-05-23 15:49:49
한화그룹 권혁웅의 한화오션이 23일 공식 출범했다. 대우조선 인수의 마지막 통과의례인 주주총회를 거쳐 한화오션으로의 사명변경과 신임 권혁웅대표 선임절차를 마무리지은 것이다.
23일 오전 대우조선해양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 변경을 포함한 정관 개정안과 신규 이사선임 등 주요안건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K조선 빅3의 한 축으로 공식 출항을 시작한 것이다.
한화오션의 새 선장격인 대표이사에는 김승연회장과 한화 후계자인 김동관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권혁웅 사장이 선임돼 본격적인 '권혁웅 체제'의 시작을 알렸다.
■ 2조 유증과 탄탄한 지배구조...조기 경영정상화 예고
한화그룹은 이날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와 재도약에 필요한 유상증자 대금 2조원을 납입 완료했다. 이제 관심은 새 간판에 새 선장, 여기에 '긴급 주유'까지 마친 '권혁웅號'가 순조로운 항해를 통해 옛 대우조선의 화려했던 명성을 되찾을 지에 쏠려있다.
분위기와 여견은 좋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과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후 가장 성장세가 돋보이는 한화그룹의 우산 속으로 들어간데다, 글로벌 조선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LNG운반, 컨테이너선 K조선이 탁월한 경쟁력을 지닌 고부가선박 시장이 호황세다.
한화오션은 우선 한화그룹의 인수로 빠르게 경영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이 출자한 유증자금 2조원이 긴급 수혈돼 재무구조를 개선할 기반을 조성했다. 노사 문제 역시 이미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를 이끌어냈다. 파격적인 성과급과 성과보상체계를 도입, 직원사기도 그 어느때보다 높다.
지배구조 역시 한화그룹 중심으로 완전 재편되며 안정감을 찾았다. 한화그룹 지분이 50%에 육박한다. 국책은행(산업은행)이 지분의 많이 희석됐지만, 여전히 28.2%를 보유한 2대주주다. 한화 측이 지명한 9명의 사내 및 사외이사가 대거 입성,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해졌다.
한화그룹과 산은 지분을 합치면 무려 3분의 2가 넘는다. 별 어려움없이 주총 '특별 결의'가 가능한 수준이다. 산은 측은 이와 관련 23일 "향후에도 2대 주주로서 새롭게 출범하는 한화오션의 성장을 위해 한화그룹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에너지, 방산 등 기존 한화그룹의 핵심 사업과 물리화학적으로 접목하게된 것도 굉장한 플러스 요인이다. 한화그룹은 특히 방산 및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국내를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오션의 특수선 건조 능력 및 운송 기술이 결합,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면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과는 또 다른 포지션을 구축하며 대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한화그룹 연계 종합 방산 및 에너지기업 도약 꿈
한화그룹은 한화오션 출범을 계기로 글로벌 종합 방산 및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한다. 그룹 내 조선·해양사업 시너지 효과를 창출, 김승연 회장이 강조해온 '글로벌 메이저 사업'에 대한 의지가 어느때 보다 강하다.
권혁웅 신임 대표는 당찬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권 대표는 23일 CEO레터를 통해 "한화오션을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기업,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글로벌 혁신의 리더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권 대표의 남다른 리더십은 한화오션이 초반부터 순조로운 항해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권 대표는 한화그룹의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며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권 대표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의 대변혁기를 거치며 혼란스럽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 저와 여러분은 한배를 탄 동지로서 대우조선해양이 쌓아온 영광의 역사를 다시금 힘차게 가자"며 "한화오션의 장점인 기술 중심의 우수한 문화를 발전적으로 계승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 대표는 한화에너지,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이사를 역임한 에너지 전문가로서 장차 액화천연가스(LNG), 수소·암모니아, 해상풍력 밸류체인 등 조선과 에너지 사업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권 대표는 앞으로 100일 이내에 보다 구체적이고 선명한 한화오션만의 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는 "한때 글로벌 조선1위에 빛났던 대우조선의 신화를 이제 한화오션의 이름으로 보란 듯이 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고부가선박 수주 박차...조기 흑자전환 가능성 커
고부가 선박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조선시장의 시황에 매우 긍정적인 것도 한화그룹으로 피인수된 한오션이 인수합병(M&A)기업 대부분이 초기에 겪는 경영불안을 딛고 조기에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케 하는 이유다.
현재 글로벌 조선시장은 전체적으로는 불경기다. 고금리에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전체 선박수요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K조선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LNG선과 컨테이너선 등 하이엔드 고부가 시장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K조선이 최대 경쟁국인 중국을 압도하며 수주량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수주잔고가 3년치가 넘을 정도다. 그야말로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활황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대란과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재편, 여기에 친환경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전세계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박 수요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이 비록 오랜기간 '주인없는 회사'로 남아있던 탓에 고부가 선박시장에서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경쟁 기업에 한 참 뒤쳐져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역으로 그만큼 치고 나갈 여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도 된다. 실제 '권혁웅호'의 한화오션은 당장에 LNG운반선 위주의 고부가 선박 수주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이를 통해 10분기 연속 적자 행진중인 실적을 턴어라운드시킬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1분기에 실적이 다소 나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매출 1조4398억원에 영업적자 628억원을 냈다. 업계에선 한화그룹의 인수로 한화오션이 이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엔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연 '권혁웅호'의 한화오션이 이같은 여러가지 장밋빛 전망 속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며 옛 K조선1위 업체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23일 돛을 올리며 본격 출항에 나선 한화오션이 글로벌 메이저 해양기업을 향한 대항해에서 어떻게 순항하며 원하던 결과를 이끌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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