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점유율 39%의 분모는…공정위 '끼워팔기' 판단 가를 숫자
2024년 온라인쇼핑 전체 259조원·상품 거래 175조원
매출과 거래액 혼용하면 점유율 왜곡…상위 3사 합산도 관건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10-29 15:50:28
쿠팡의 배달앱 끼워팔기 사건에서 제재 향방을 가를 핵심은 시장점유율을 계산하는 기준이다. 온라인쇼핑 시장을 어디까지 인정하고 어떤 거래금액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시장지배적 지위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관련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부터 이틀간 쿠팡(임시대표 해롤드 로저스)의 와우 멤버십과 쿠팡이츠 결합을 둘러싼 부당 끼워팔기 혐의를 심의하고 있다.
공정위 심사관은 쿠팡이 온라인쇼핑에서 확보한 영향력을 배달앱 시장으로 확대해 경쟁을 제한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를 판단하려면 쿠팡이 해당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지배력을 갖고 있는지부터 입증해야 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청문회에서 쿠팡의 시장점유율을 약 39%, 상위 3개 사업자 합산 점유율을 약 85%로 언급했다.
문제는 이 수치의 구체적인 산정 기준이다.
국가데이터처의 온라인쇼핑 통계를 분석하면 2024년 전체 거래액은 259조4319억원이다. 이 가운데 여행·교통, 문화·레저, 음식배달, 이쿠폰 등 서비스 거래를 제외한 상품 거래액은 175조2549억원이다.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에서 서비스 거래를 제외하면 시장 규모가 약 84조원 줄어드는 셈이다. 같은 온라인쇼핑이라도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하느냐에 따라 점유율 계산의 분모가 크게 달라진다.
기존 보도에서 제시된 쿠팡 점유율 13.9% 역시 주의해서 해석해야 한다. 2024년 쿠팡 매출 약 36조원을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 약 259조원으로 나눈 값이지만, 기업의 회계상 매출과 소비자의 상품 거래액은 서로 다른 지표다.
쿠팡의 미국 모회사 쿠팡Inc가 제출한 연차보고서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드러난다.
쿠팡은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상품의 판매액을 매출로 인식하지만, 제3자 판매자가 거래하는 오픈마켓에서는 주로 판매수수료와 물류서비스 수익 등을 매출로 인식한다.
따라서 쿠팡 매출액을 네이버 등 다른 플랫폼의 상품 거래액이나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과 단순 비교하면 시장점유율이 왜곡될 수 있다.
공정위의 2024년 쿠팡 검색순위 조작 사건 의결서 역시 온라인쇼핑 시장의 주요 사업자로 쿠팡과 네이버, 신세계그룹의 SSG닷컴·G마켓 등을 제시했다. 직매입과 중개판매가 혼재한 시장이라는 점에서 사업자별 거래액을 동일한 기준으로 환산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6조는 단일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사업자의 합산 점유율이 75% 이상이면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추정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점유율이 10% 미만인 사업자는 합산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쿠팡의 점유율이 39%에 그치더라도 상위 3개 사업자의 합계가 75%를 넘는 경우 시장지배적사업자 추정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그러나 법률상 추정 요건을 충족하는 것과 실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가 인정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관련 시장의 범위와 진입장벽, 경쟁사업자의 영향력 등을 고려해야 하며, 서비스 결합이 경쟁을 제한했는지도 입증해야 한다.
실제 배달앱 시장에서는 서로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공정위가 지난 6월 설명한 자료에 따르면 주문금액 기준 쿠팡이츠의 시장점유율은 2023년 10%대에서 2024년 30%대로 상승했다. 반면 배달의민족은 같은 기간 80%대에서 50%대로 떨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쿠팡의 쇼핑시장 영향력이 배달시장으로 확장된 결과로 볼 여지가 있다. 동시에 기존 배달의민족 중심 시장에 새로운 경쟁이 형성된 결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쿠팡은 무료배달이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입점업체의 주문 확대에 기여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결국 공정위가 입증해야 할 것은 쿠팡이츠의 점유율 상승 자체가 아니라 와우 멤버십과의 결합이 경쟁 배달앱의 고객 확보를 부당하게 어렵게 했는지 여부다.
과징금 산정에서도 숫자의 성격을 구분해야 한다.
이번 사건의 관련매출액은 약 5조2600억원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일반 불공정거래행위의 과징금 상한율 4%를 적용하면 2104억원이지만, 이는 가정에 따른 계산이다. 관련매출액은 시장점유율을 계산하는 전체 시장 규모와도 다르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산출하는 거래액과 위법행위에 대한 과징금 산정기준을 혼동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번 심의의 핵심은 결국 두 가지다. 공정위가 어떤 상품과 거래방식을 기준으로 쿠팡의 시장지배력을 인정할 것인지, 그리고 그 영향력이 배달앱 시장의 경쟁을 실제로 제한했는지다.
시장점유율 39%라는 숫자만으로 위법성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시장 획정과 경쟁제한성 입증에 달려 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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