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수기 보급률 50% 시대… 렌탈업계 ‘얼음’에 승부수
4~5월 수요 늘어 여름철 정점…겨울에도 판매 이어져
렌탈업체는 관리·제빙, 대기업은 AI·디자인으로 차별화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04-28 15:46:36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국내 정수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업체들의 경쟁이 프리미엄 제품군인 얼음정수기로 이동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청호나이스·SK인텔릭스 등 기존 렌탈업체에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까지 얼음정수기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여름 성수기를 앞둔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정수기 시장 규모를 지난해 말 기준 약 3조원으로 추산한다. 이 가운데 얼음정수기 시장은 약 6000억원으로 전체의 20% 수준이다.
환경부의 ‘2024년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에서도 집에서 물을 마실 때 ‘정수기를 설치해서 먹는다’는 응답은 53.6%로 2021년보다 4.2%포인트 상승했다. 정수기 이용이 가구 절반을 넘어선 만큼 업계 경쟁은 신규 설치보다 교체 및 업그레이드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 계절상품서 사계절 가전으로
얼음정수기는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4~5월부터 수요가 늘어 여름철 판매가 집중되는 제품이다.
최근에는 홈카페 문화 확산과 ‘얼죽아’ 소비 트렌드 영향으로 겨울철에도 수요가 이어지며 사계절 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 업체별 판매 흐름에서도 증가세가 확인된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올해 1~4월 전체 얼음정수기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교체·업그레이드 수요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SK인텔릭스 관계자는 “얼음정수기는 전체 정수기 매출에서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기존 정수기를 얼음정수기로 교체하는 수요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정수기보다 렌탈료가 1만~2만원가량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얼음정수기가 곧바로 높은 마진으로 연결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가전업체 관계자는 “제품별 가격 책정과 마진율이 달라 특정 제품군이 더 많이 남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렌탈업체와 대기업, 차별화 축 엇갈려
경쟁 구도도 넓어지고 있다. 얼음정수기는 청호나이스와 코웨이, SK인텔릭스 등 렌탈업체가 주도해온 영역이지만 최근에는 LG전자와 삼성전자까지 가세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비스포크 AI 얼음정수기’를 공개했고, LG전자도 2024년부터 얼음정수기 시장에 진입해 제빙량과 저장량을 키운 제품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기존 렌탈업체들은 관리 서비스와 위생, 제빙 성능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코웨이는 미니 제품부터 제빙량을 키운 제품까지 라인업을 넓히고 코디 방문 관리 서비스를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최근 ‘The M 얼음정수기’를 선보이며 소형화와 제빙량 확보를 앞세웠다. SK인텔릭스는 기존 얼음보다 크고 단단한 ‘메가 아이스’를 적용한 신제품으로 홈카페와 음료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대기업 진입을 바라보는 기존 업체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들어오면 얼음정수기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시장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술력과 디자인 경쟁도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얼음정수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업체 간 제품 성능과 관리 서비스 경쟁도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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