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장애인 의무고용 '모르쇠'…앞에선 ESG,뒤에서 벌금 "퉁"

대형증권사 9곳, 5년간 장애인 미채용 과태료 251억원
하나증권, 올 6월 의무고용률 0.66% 그쳐…벌금 47억5천만원 발생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3-10-02 15:41:34

▲ 서울 여의도 증권가<사진=양지욱 기자>

 

대형 증권사 9곳이 장애인 의무고용제를 지키지 않아 5년간 납부한 벌금이 251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 NH투자, 메리츠, 미래에셋, 삼성, 신한투자, 키움, 하나, 한국투자 등 대형 증권사 9곳이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장애인 미고용으로 납부한 부담금 합계가 이렇게 집계됐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 47억8000만원, 하나 47억5000만원이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미래에셋(33억6000만원), NH투자(33억원), KB(31억원), 신한투자(24억1000만원), 키움(15억1000만원), 메리츠(13억8000만원), 삼성(5억3000만원) 등 순이었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는 기업과 공공기관이 반드시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규정한 제도다. 장애인 고용촉진법에 따라 장애인 의무 고용률(전체 근로자의 3.1%)을 고용하지 않는 기업들은 미달 고용 인원에 비례해 고용 부담금을 내야 한다.


 

한 예로 상시근로자 1000인 기업이 고용해야 할 장애인 수는 31명으로, 1년 동안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을 경우 약 7억5000만원을 내야 한다. 절반인 16명을 고용하면 약 2억3000만원만 내면 되는 식이다.

장애인 근로자 임금을 최저임금 이상으로 준다고 가정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장애인 미고용에 따른 부담금을 지출하는 편이 비용을 아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대형증권사들이 장애인을 고용해서 부담하는 비용보다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고 내는 벌금이 더 적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올해 6월 기준 증권사들의 평균 장애인 고용률은 1.83% 수준이다.

특히 이중 하나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올해 6월 기준 장애인 고용률이 1%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은 의무 고용 인원 56명 중 12명만을 채용해 장애인 고용률이 0.66%에 그쳤고, 메리츠증권은 49명 중 13명을 채용해 0.82%에 그쳤다.

다만 이중 메리츠증권은 올해 9월 장애인 근로자를 17명 채용해 같은 달 기준 장애인 고용률이 2.95%가 됐다고 답변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지키지 않는 이유로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가 부족하다거나 채용에 적합한 장애인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윤 의원은 "증권회사에는 자료 분석과 통계 처리 등 장애인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많은 업무가 있다"며 "장애인이 취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전문 교육기관과 직업 정보를 공유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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