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비상 걸린 기업..“ ‘역동 경제’ 이끌도록 지원해야”

국내 500대 기업 절반 이상 내년 투자 계획도 못 세워
기업대출 1800조여원에 한계기업·파산까지 잇따라 불안
기업이 성장동력 주도토록 규제 혁파·세제 지원 등 시급

이승섭 기자

sslee7@sateconomy.co.kr | 2023-12-11 15:40:53

▲국내 기업들이 불학실한 경영 환경 탓에  내년 투자 계획도 못 세우는 등 어려움에 처했다. 규제 혁파와 구조조정, 세제 및 금융 등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해졌다.<사진=연합뉴스> 

 

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모습이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 대기업들 중 상당수가 내년도 투자계획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기업 대출이 급증세를 보이는 데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한계기업이 속출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파산도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내년 미국과 중국 증심의 글로벌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국내 경기도 부진이 계속되면서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장과 고용 창출등 경제 활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를 위한 킬러규제 혁파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나 투자를 북돋워줘도 부족한 상황에서 올해 도입된 임시투자세액공제도 이달 말이면 종료될 처지여서 우려를 키운다..

잠재성장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민간 주도로 성장 동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의 건전한 경영 활동의 발목을 잡는 낡은 규제의 족쇄를 한시바삐 푸는 게 급선무다. 또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세제와 금융 지원 등의 정책이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

새로 출범할 2기 경제팀 수장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가 경제정책 키워드로 ‘역동 경제’를 내세웠다. 지금과 같은 저성장 늪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읽힌다.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투자계획도 못 세워

국내외 기업경영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내 대기업 절반 이상이 내년 투자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조사해 보니, 절반이 넘는 55%가 내년 투자 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거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만큼 내년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지역 전쟁까지 더해져 대내외 환경이 불안해진 탓이다. 결국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기업들의 투자 위축이 성장률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경제 전반에 걸쳐 활력을 잃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경계해야할 대상이다.

◇기업대출 급증세 속 한계기업까지 속출

기업 대출도 가계 대출과 마찬가지로 급격히 늘어나는 모양새다. 잠재적인 집단 부실화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며칠 전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산업별 대출금’ 통계를 보면 기업과 자영업자 등이 예금 취급 기관을 통해 받은 대출금 잔액은 9월 말 기준 1875조 7000억 원에 달했다. 전 분기 대비 32조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언 1분기 20조 9000억 원, 2분기 24조 8000억 원 증가액에 비해 더 늘어난 것이다. 기업 대출액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이 차지해, 10월 말 기준 998조 원으로 1000조 원에 육박한다.

경기 부진에다 고금리에 견디다 못해 파산하는 기업도 부지기수다. 올들어 10월까지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363건이다. 전년 동기보다 70% 가까이 크게 늘었다.

게다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이율이 높아 불안감을 더한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으로 GDP 대비 한국 기업의 부채 비율이 126.1%에 이른다. 세계 34개국 가운데 홍콩·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그렇다고 내년 기엽경영 여건이 나아질 기미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자칫 가계부채와 함께 기업 부실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세제·금융 등 기업 활력 제고 방안 마련해야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만들어 주고, 성장 동력을 키우려면 과감한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 물론 정부가 기업 활동을 옥죄고 투자활동을 가로막는 ‘킬러 규제’ 혁파에 나서고는 있지만 기업들의 체감 수준은 여전히 낮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조사에서 기업의 40% 이상이 투자 시 애로사항으로 시설 투자 신·증축 규제와 신산업 진입 규제 등을 꼽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사실 기업의 투자 없이는 경제성장이나 고용 창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앞장서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붇돋워줄 수 있도록 세제와 금융부문의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올해 한시적으로 기업투자 증가분에 10%포인트 추가 세액꽁제를 해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가 이달말 종료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물론 정부의 세수 감소에 따른 어려움은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내년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한 데다 국내 성장률도 2%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재연장 하는 것이 옳다.

◇민간 중심으로 ‘역동 경제‘ 주도하게 해야

저성장 기조에다 대내외 불확실한 환경에서 부진한 우리 경제가 활력을 가지려면 민간 중심의 역동성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낡은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는 것외에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라도 도동 개혁이 시급하다.

아울러 영업을 해서 대출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마침 이번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기업구조정촉진법이 통과된 만큼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우량 기업은 적극 지원하고, 회생이 어려운 부실 기업은 서둘러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의 정책을 이끌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가 향후 경제정책 키워드로 '역동 경제'를 내세운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경제가 역동성을 가져야 경기가 순환되고,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그래야만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 것은 타당하다. 2기 경제팀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불어 넣고, 약화된 성장 동력을 재점화하려면 과감한 구조 개혁과 함께 실효성 높은 새로운 정책 방안 마련을 기대한다.

토요경제/ 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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