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우리은행장 거취 31일 윤곽 나온다… ‘연임 여부 촉각’

오는 31일 열리는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연임 여부 결정
“우수한 실적 견인했으나 부당대출 사건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듯”

손규미

skm@sateconomy.co.kr | 2024-10-29 15:58:08

▲ 조병규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주요 금융그룹의 자회사 대표 선임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행장의 운명은 이달 말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조 행장의 연임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에 따른 내부통제 부실 책임론에 당면해 있는 조 행장이 연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31일 자회사대표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조병규 행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날 열리는 회의에서는 조 행장의 연임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은 경우 별도의 롱리스트를 추리지 않고 차기 행장 선임 프로세스 또한 가동되지 않을 예정이다. 반면 반대 의견이 많이 나와 조 행장의 연임이 불발될 경우에는 조 행장을 제외한 후보들로 롱리스트가 확정되고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조 행장의 연임 여부에 대해서는 교체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실적 성과만 놓고 본다면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은 2조5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누적 순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 늘어난 6조611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비이자이익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은 9789억원으로 전년 동기(5579억원) 대비 무려 75.4%나 급증했다.

우수한 실적을 견인했으나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연임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경남 김해금융센터 소속 직원이 서류를 위조해 약 100억원 규모의 횡령사고를 낸 것을 시작으로 지난 8월에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로 총 35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지난달에는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55억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등 올해에만 3번째 금융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우리은행이 사전에 인지하고도 늑장보고를 했다며 은폐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우리금융에서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자 금감원은 현재 내년으로 예정돼 있던 우리금융 정기검사를 앞당겨 고강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조 행장의 연임을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금감원이 실시하는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금감원의 정기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 3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그룹의 시급한 과제인 보험사 M&A를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이 금감원의 의중과 대립되지 않도록 조 행장을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종룡 회장이 국정감사를 통해 우리금융의 전반적인 경영 쇄신과 경영진의 각성, 파벌 문화 근절을 내세운 것 또한 조 행장의 연임에는 부담 요인이다.

지난 10일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임 회장은 부당대출과 관련된 의원들의 질타에 대해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며 “지금은 조직 안정과 내부통제 강화, 문화 혁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임 회장은 내부통제 부실 문제에 대한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고 밝히며 이에 대한 쇄신 방안으로 회장의 자회사 인사권 폐지, 내부통제위 신설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경영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만큼 올해 연말 인사가 그 이행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부당대출 책임론의 중심에 서 있는 조 행장이 연임될 경우 우리금융의 실행 의지가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

이로 인해 금융권에서는 임 회장이 이번 부당대출 사태의 책임론을 불식시키고 우리금융의 이미지 개선을 꾀하기 위한 차원에서 조 행장 교체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sk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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