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SKT 신규 영업중단 해제…50일 만에 ‘유심 대란’ 진화 판단

전국 2600여개 T월드 영업 재개…SKT “유심 교체 시스템 안정화”
해킹 사태 후 929만명 유심 교체…점유율 40%선 방어 여부 주목
다음달 단통법 폐지 앞두고 ‘보조금 전쟁’ 격화 우려도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6-23 15:37:49

▲ SKT지점 앞에서 유심 교체를 기다리는 사람들<사진=김소연 기자>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정부가 지난달 초 SK텔레콤에 내렸던 신규 영업 중단 조치를 50일 만에 해제한다. 해킹 사태로 촉발된 유심 교체 정체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판단한 결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24일부터 전국 2600여개 SKT 직영점과 대리점에 적용했던 신규가입 및 번호이동 유치 금지 행정지도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1일 해킹 사고 직후 쏟아진 유심 교체 수요를 SKT가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었다. 당시 유심 교체와 신규 가입을 병행하면서 현장 혼선이 극심해지자, 정부는 전례 없는 영업 제한 조치로 대응했다.

행정지도 대상은 SK텔레콤 공식 대리점인 ‘T월드’ 매장에 국한됐으며, 온라인이나 복수 통신사 판매점 등은 제외됐다. 그러나 가입자 유치가 생명인 통신사 입장에서 영업 금지는 사실상 ‘치명타’로 작용했다.

SKT는 정부 방침에 따라 5일부터 신규 영업을 전면 중단했고, 매일 유심 교체 예약 수와 누적 현황을 공개해왔다.

23일 기준 누적 유심 교체 인원은 929만명에 달했으며 여전히 예약 수요가 지속되고 있지만, 사태 초기의 ‘정체 현상’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SKT는 지난 20일부터 ‘예약 일시·매장 지정 시스템’을 도입해 교체 속도를 끌어올렸다. 실제로 주말 동안 대규모 접속에도 큰 문제 없이 시스템이 작동한 것으로 보고됐다.

SK텔레콤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국 2600개 매장에서 장시간 대기 없이 원활한 교체가 이뤄졌다”며 “충분한 서버 확보와 트래픽 분산 설루션을 통해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역시 “유심 수요 이상 물량 확보와 시스템 안정 운영이 확인돼 행정지도 목적이 충족됐다”고 밝혔다.

50일간 신규 영업이 정지된 사이 통신시장 경쟁은 과열됐다. SKT로의 유입이 막힌 틈을 노리고 KT·LG유플러스 등이 가입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반면 공식 대리점이 아닌 온라인 유통망이나 복수통신 판매점에서는 SKT 가입 유치 경쟁이 되레 치열해지는 양상도 나타났다.

해킹 사태 이후 SK텔레콤은 약 50만명의 가입자를 경쟁사에 내준 것으로 추산된다. 4월까지 40%를 유지하던 시장 점유율은 5월 들어 하락세로 전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조치가 해제되는 24일부터 SKT의 점유율 방어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통신업계는 다음달 22일 예정된 단통법 폐지 이후 보조금 출혈 경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른바 ‘보조금 전쟁’이 재현될 경우, 통신시장 재편의 속도도 가속화될 수 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SKT 해킹 사고에 대한 정부 조사 결과를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결과 발표 이후 보상안과 재발 방지책 등 후속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