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조 국민성장펀드, 새만금·소버린AI 낙점…첨단산업에 50조 푼다
바이오·OLED·미래모빌리티 등 2차 메가프로젝트 선정…다음 달 첫 투자 집행, 민관합동펀드도 2분기 운용사 선정 착수
최성호 기자
choi@sateconomy.co.kr | 2026-04-14 15:35:48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정부가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2차 메가프로젝트를 확정하고 새만금 첨단벨트와 소버린 인공지능(AI) 등 6대 분야에 약 10조원 안팎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정책금융이 초기 마중물 역할을 맡고 민간 자금을 끌어들여 국가 전략산업의 투자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14일 ‘국민성장펀드 제2차 전략위원회’를 열고 2차 메가프로젝트 선정안과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 방안을 의결했다. 이번에 추가된 메가프로젝트는 차세대 바이오·백신 설비 구축과 연구개발, OLED 디스플레이, 미래 모빌리티·방산, 소버린 AI, 재생에너지 인프라, 새만금 첨단벨트 등 6개 분야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신안우이 해상풍력사업 등을 1차 프로젝트로 제시한 이후 4개월 만에 후속 투자판을 내놓은 셈이다.
이번 2차 프로젝트에는 총 10조원 안팎의 자금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바이오 분야에는 글로벌 임상 3상 단계 기업 투자 등을 통해 신약 상용화 지원이 집중되고, OLED 분야에는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 유지를 위한 대규모 설비 투자가 뒷받침된다.
미래 모빌리티·방산 부문은 무인기와 차세대 이동수단 관련 연구개발과 양산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소버린 AI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AI 모델을 포괄하는 자립형 생태계 조성을 겨냥했다.
재생에너지 인프라는 태양광·풍력 기반의 안정적 전력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한다. 새만금 첨단벨트는 로봇·수소·데이터센터를 집적한 지역 거점 조성 사업으로 추진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첨단산업은 적기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경쟁력의 격차가 벌어진다”며 “에너지 대전환과 산업구조 재편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2차 메가프로젝트 관련 첫 투자 집행에 착수할 계획이다.
같은 날 금융위는 총 50조원 규모의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 방안도 공개했다. 민관합동펀드 등 간접투자 방식으로 35조원을 집행하고, 대형 프로젝트와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한 분야에는 직접투자 15조원을 별도로 투입한다.
간접투자 부문은 20여개 자펀드로 쪼개 운영된다. 공공자금 기준으로 첨단 일반펀드 약 2조1500억원, 특정 기능 펀드 약 1조6500억원, 초장기 기술 펀드 약 8800억원, 프로젝트 펀드 약 2조500억원, 국민참여형 펀드 7200억원 등으로 설계됐다.
특정 기능 펀드는 다시 스케일업 펀드, AI·반도체 생태계 펀드, 인수합병(M&A) 펀드, 코스닥 펀드, 지역전용 펀드 등으로 세분화된다.
첨단 일반펀드는 도전리그와 대·중·소형 리그로 구분해 기업 성장단계별 자금 수요에 대응한다. 그동안 민간 자본이 선뜻 들어가지 못했던 중간 회수 단계, 지방 전략산업, 초장기 기술개발 영역까지 정책적으로 끌어안겠다는 의미다.
운용사 선정 방식도 손질한다. 정부는 정책자금 운용 경험이 없는 신규 운용사에도 문호를 넓히고, 첨단산업 관련 창업 이력은 물론 실패 경험까지 평가 요소에 반영하기로 했다.
획일적인 심사 기준보다는 기술 이해도와 산업 현장 감각을 중시해 투자 생태계의 폭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또 국민성장펀드추진단 내에 ‘성장기업발굴 협의체’를 설치해 민간 운용사와 사업부처가 발굴한 유망 기업에 후속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를 두고 “재정과 정책금융이 산업정책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AI, 바이오처럼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긴 산업은 민간 자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국민성장펀드가 단순한 정책성 자금이 아니라 민간 투자 유입의 촉매제로 작동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산업계 관계자는 “새만금과 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가 하나의 투자 축으로 묶이면 지역 개발을 넘어 제조·전력·디지털 인프라를 동시에 키우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금 공급 규모만으로 성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투자 대상 선별 과정이 느슨해질 경우 정책자금의 비효율 논란이 커질 수 있고, 민관합동펀드가 실제로 민간 자본을 얼마나 끌어들이는지도 관건이다.
정부는 2분기 중 민관합동펀드 운용사 선정을 마친 뒤 연말부터 본격적인 자금 집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2차 프로젝트가 단순한 재정 확대를 넘어 한국형 첨단산업 육성 모델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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