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붉은 사막’의 마지막 담금질에 대한 기대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4-02-21 15:35:56
펄어비스의 차기 준비작 ‘붉은 사막’이 올 여름 시연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랜기간 이 게임을 기다려온 게이머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수차례 게임 출시가 지연됐던 탓에 하락세를 기록하던 회사 실적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지난 15일 실적발표에서 가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붉은 사막’의 시연 일정을 공식화했다. ‘붉은 사막’ 시연에 대한 소식은 개발을 시작한 지 약 4년 만이고, 지난해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한 지 약 반년 만이다.
당시 허 대표는 “최적화와 완성도 면에서 신중하게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고,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해오던 시연을 여름부터 소비자로 확대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해 연말까지 강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서비스 론칭 일정에 대해서는 “연중 마케팅 진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제공하도록 하겠다”며 “개발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붉은 사막’이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 것은 지난 2019년에 열린 국제게임박람회 ‘지스타 2019’에서다. ‘붉은 사막’은 개발 초기에 원작인 ‘검은 사막’의 먼 과거 이야기로 기획됐지만,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되면서 독창적인 세계관과 설정이 추가돼 완전히 새로운 IP를 제작하는 방향으로 변경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붉은 사막’의 정식 서비스 일정에 게임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한 때, 국내 게임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펄어비스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줄 것으로 기대돼서다. 펄어비스는 전작 ‘검은 사막’의 성공을 거둔 이후 10년 넘게 이렇다 할 차기작을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회사 실적도 시간이 흐를수록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펄어비스는 ‘검은 사막’의 성공에 힘입어 2020년에 매출 4888억원과 영업이익 1573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연매출 3335억원에 영업손실 164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전년 대비 매출 역시 13.5% 줄었다. ‘검은 사막’과 ‘검은 사막 모바일’만으로 기록한 실적치고는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반대로 차기작 출시가 더 절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붉은 사막’이 보여준 높은 게임 완성도를 꼽을 수 있다. 이미 공개된 ‘붉은 사막’의 트레일러 영상을 보면, 흡사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사실적인 그래픽과 광활한 세계관이 시선을 압도하기 충분하다. 앞서 허 대표가 언급한 대로 마무리 단계에서 최적화와 완성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면 전작 ‘검은 사막’을 한참 뛰어넘는 대작이 등장할 가능성도 농후해 보인다.
현재 펄어비스는 ‘붉은 사막’을 전작인 ‘검은 사막’과 동일하게 12개 언어로 번역해 120개국에서 론칭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펄어비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이 77%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차기작 출시와 동시에 펄어비스의 재무상태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야심차게 선보인 차기 대작들이 서비스 초기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를 대표해 전 세계 게이머가 열광할 수 있는 차기 대작을 시장에 선보여주길 기대해본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