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레미콘공장 대부분 '셧다운'…주유소엔 '기름대란' 우려

조은미

amy1122@sateconomy.co.kr | 2022-11-28 15:33:56

시멘트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로 인해 레미콘 타설이 불가능해진 주요 건설현장은 대체 공정을 먼저 진행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이 역시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기사들의 파업으로 일선 주유소들이 제품을 제때 공급 받지 못해 재고가 떨어지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철강업체도 운송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육송 출하가 닷새째 막혀 대체 경로를 찾느라 부심하고 있다.

▲ 한 주유소가 '휘발류 품절'을 고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중 주유소에서 재고가 떨어진다든지 부족 사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파업 사태가 길어지면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탱크로리 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이 늘어난 상태여서 '기름 대란'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3분기부터 정유 4사 운송업자들을 대상으로 조합원을 본격 모집했다. 그 결과 올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10% 수준이었던 조합원 가입률이 약 70%까지 크게 치솟았다


사전에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 주유소는 재고가 곧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탱크 용량이 적어 재고 수준이 낮은 주유소도 일부 있다"며 "그런 주유소들 위주로 배차해 기름 부족 사태가 없도록 대응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석유화학업계도 파업 영향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급한 물량은 미리 빼놓아 당장 피해는 없으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이르면 이번 주 후반부터 공장 가동에 영향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레미콘 공장은 시멘트 재고 부족으로 이날부터 가동이 거의 중단됐다.

레미콘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서 오봉역 사고로 시멘트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난주 파업을 앞두고 레미콘 타설이 필요한 현장에 선출하까지 진행한 터라 수도권 레미콘 공장은 시멘트 재고가 거의 바닥이 났다고 보면 된다"며 "오늘부터 공장 가동을 멈춘 곳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공장들은 현재 생산 차질은 없으나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을 통한 시멘트 출하는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 레미콘 운송차량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사진=토요경제>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시멘트 공장 입구에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비조합원 차량 출입을 방해하는 행위를 막고자 경찰 인력이 대거 투입됐다. 그러나 비조합원들도 조합원들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BCT 운행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극성수기로 시멘트 재고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지난 6월 파업 때보다는 공장에 재고를 쌓아둘 공간이 비교적 충분한 상황"이라면서도 "파업이 장기화해 출하 중단 사태가 길어지면 생산량 조정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은 레미콘 수급에 큰 문제는 없지만 수도권 15∼20개 현장은 레미콘 타설이 중단된 상태"라며 "길면 일주일 정도는 대체 공정으로 버티겠지만 이제 기초·골조공사를 한창 진행 중인 곳은 레미콘 타설 없이는 대체 공정도 마땅치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파업에 대비해 자재를 미리 확보해둬 당장 공정을 중단한 곳은 없지만, 본격적인 동절기에 접어들기 전 최대한 레미콘 타설을 해두는 것이 중요한데 파업이 길어지면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며 "공기 지연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양대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육송 출하 중단도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6월 기준으로 포항·광양제철소의 일일 육송 출하량이 각각 2만t·1만5천t이었다. 현대제철은 당진·인천·포항·순천·울산공장 등 5개 사업장에서 일평균 5만t의 철강재를 출하한다.

두 철강사는 긴급재 운송을 위해 대체 차량을 동원하거나 해상·철도로 출하하는 방법을 찾고 있으나 운송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육송 물량을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철강재가 외부로 반출되지 못하고 공장에 쌓이면 공장 내부에 제품을 보관할 공간이 없어 공장 가동을 중단하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6월 물류파업 당시 제품 출하 차질로 도로나 공장 주변에 제품을 쌓아두다 한계에 다다르자 선재·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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