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원·달러 환율' 상승세...“고물가 등 경제 부담 키우나?”
원·달러 환율 1,375원대...17개월만 최고치 기록
수입물가 상승에 원화표시 부채 상환 부담 늘어
이승섭 기자
sslee7@sateconomy.co.kr | 2024-04-14 15:27:59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신중론이 커지면서 달러화 강세로 인한 원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보다 11.3원 오른 1,375.4원을 기록했다. 이는 17개월 만 최고치다. 작년 말 종가(1,288.0원) 대비 6.78%나 상승했다. 지난달 말 종가(1,347.2원)와 비교해서도 2.09%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375원 선을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7∼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2022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나타났던 '킹달러' 현상 때 뿐이었다.
물론 통화 가치 하락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달러화 대비 앤회 가치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무려 34년여 만에 최고치인 153엔대까지 치솟았다. 기록적인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일본의 금융당국이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할 정도다.
그럼에도, 원화 가치 하락 수준이 주요국 통화와 견줘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담이다.
이처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데는 무엇보다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에 따른 달러 가치 자체가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3월 비농업 일자리가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고,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3.5%에 달해 3차례 연속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국 기준금리 첫 인하 예상 시점을 당초 6월 에서 7월, 또는 9월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또 올해 금리 인하 횟수 기대도 0.25%포인트씩 3차례에서 1∼2차례로 줄었다.
이렇게 보면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가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할 수 있다. 이는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에서 105.6을 기록해 작년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를 보인 것도 이런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환율 상승세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해 국내 물가에 영향을 주고, 달러화 표시 부채에 대한 상환 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다음날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10회 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도 0.8%가량 상승했다.
물론 지나친 원·달러 환율 상승은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시장 불안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같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원화 절하가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 때문인 데다 과거와 달리 해외 투자자산이 늘어 환율 변동으로 경제 위기가 오는 구조가 아닌 것도 있다"고 말한 데서도 잘 나타난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과도할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환율을 안정시킬 여력이 있다고 말해 환율 상승이 지속될 경우 시장 개입에 나설 조치가 돼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 환율 수준이 주요국 통화애 비해 높다는 점에서, 일시적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토요경제/ 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