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엔씨, 리니지 슈퍼계정 의혹에 권고사직까지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4-04-24 15:27:36
엔씨소프트가 최근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락하고, 대표작인 리니지 시리즈의 슈퍼계정 의혹에다 사내 직원들 대상으로 권고사직까지 진행하면서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비개발‧지원 부서에 소속된 직원을 중심으로 개별적 권고사직을 통보하고 있다.
정확한 구조조정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수십 명 규모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중에는 발 직군에 속하는 직원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안팎으로는 권고사직 대상자가 세 자릿수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대표작인 리니지 시리즈에서 관리자 계정인 ‘슈퍼 계정’을 이용해 이용자 간 경쟁에 참여해 경쟁심을 유발하고. 이른바 ‘현질’을 유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2일 엔씨에 현장 조사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은 엔씨소프트의 대표작 ‘리니지M’과 ‘리니지2M’ 등이다.
해당 게임의 이용자들은 지난달 공정위에 운영사 측의 슈퍼 계정 사용 의혹을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엔씨가 슈퍼 계정을 만들어 이용자들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경쟁심을 유발해 과금을 유도했다는 주장이다. 공정위는 조사를 통해 사측의 슈퍼 계정 운용 진위 여부를 조사하고, 또한 확률형 아이템 조작 여부도 들여다 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3일에는 한국신용평가가 엔씨소프트의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엔씨소프트의 영업 수익성이 저하돼 현금흐름 구조가 약화됐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게임 수요 트렌드 변화로 인한 사업 변동성 확대와 영업수익성 회복 지연 전망 등을 감안할 때 엔씨소프트의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용등급은 ‘AA’로 기존과 같은 등급을 유지했다.
한신평은 또 “국내에서 리니지라이크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경쟁작들이 출시되면서 기존 게임 수명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며 “MMORPG 시장 내 엔씨소프트의 독보적인 경쟁 우위도 약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영업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것에 대해서는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최근 몇 년간 크게 상승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영업 수익성의 하락 폭이 컸다”고 평가했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매출이 2022년보다 30.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75.4% 급락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업계 호황으로 인력 규모와 개발자 연봉을 인상했지만 기존작들이 지속적인 부진을 겪으며 매출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큰 기대를 걸고 출시한 신작 ‘쓰론 앤 리버티’ 역시 부진을 극복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엔씨소프트는 작년 10월부터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경영 효율화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에 따라 작년 말에는 창사 이후 첫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해 박병무 전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보다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처한 상황에 대해 “엔씨소프트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어떻게 봐도 힘든 상황”이라며 “지금과 같은 극한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출시하게 될 도전적인 신작들의 흥행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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