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규제 풀었지만…카드업계, 수익성·건전성 사이 ‘고심’

증가분 100% 가계대출 총량서 제외…조달금리 상승·연체 부담에 확대 속도 조절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2026-08-31 15:25:23

▲사진은 21일 서울 명동에 부착된 카드대출 관련 광고물 2026.4.21 [연합뉴스]

 

정부가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에 규제 인센티브를 내놨지만 여신업계는 공급 확대를 놓고 계산이 복잡해지고 있다. 대출 여력은 늘었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과 연체 위험을 동시에 감당해야 해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금융회사의 중금리대출 증가분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한도에서 100% 제외해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다. 이에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은 추가 공급 가능 규모를 내부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여신금융협회 등 제2금융권 관계자들을 불러 중금리대출에 대한 총량 규제 완화 방침을 설명했다. 이어 지난 28일에는 주요 카드사와 별도로 만나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를 재차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총량 규제가 완화되면서 대출을 늘릴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실제 공급을 큰 폭으로 확대하기에는 수익성과 건전성이라는 두 가지 부담이 남아 있다는 분위기다.

가장 큰 고민은 조달비용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채권 발행에 자금 조달을 크게 의존한다. 올해 들어 채권금리가 1%포인트 넘게 상승하면서 자금 조달 부담도 함께 커졌다.

반면 중금리대출은 대출금리 상한이 약 12.3%로 제한돼 있다. 조달금리가 오르더라도 이를 대출금리에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금리 상승기에는 마진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마진이 크지 않더라도 일정 수준의 수익성 확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전성도 변수다. 금리가 오르면 중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이 커져 상환 여력이 떨어질 수 있고, 이는 연체와 부실채권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상반기 여신금융회사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카드사의 총채권 연체율은 1.54%로 지난해 말 1.52%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조달비용 상승은 카드론 금리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 7월 8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15%로 올해 1월 13.63%보다 0.52%포인트 올랐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차주의 상환 능력을 충분히 따져 대출을 승인할 수밖에 없다”며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부실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을 어느 정도까지 확대할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으로 차주의 상환 능력이 약해질 경우 충당금 적립과 상각채권 증가가 결국 수익성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이 총량 규제라는 문턱을 낮춰 공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지만, 여신업계로서는 대출을 늘릴수록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 부담도 함께 커지는 만큼 당분간 선별적인 확대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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