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자동차 수출, '가속페달'.."반도체 넘어 車가 수출효자"
2월 자동차 수출 47% 증가한 56억불...또 역대 최고치 경신
친환경차 사상 첫 20억불 돌파...7개월 연속 트리플 성장세
반도체 제치고 수출1위 우뚝...IRA 등 보조금차별 등 변수도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3-03-20 15:22:22
자동차 수출이 쾌속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총체적 수출 부진 속에 자동차 수출이 마치 가속페달을 밟은 듯 고성장을 거듭하며, '수출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끝 모를 추락을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의 부진을 자동차가 채워주며 수출 부진을 만회하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무역적자 폭을 줄이는 '구원 투수'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모양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 위축에도 불구, 'K자동차'의 수출이 크게 호조를 보이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이 7개월째 수출, 내수, 생산 등이 모두 증가하는 '트리플 호황'을 누리고 있다.
■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 호조...수출비중 40% 육박
K자동차 수출액이 두 달만에 다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5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7.1% 늘어났다. 월간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쓴 셈이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수출액이 사상 처음 20억달러대에 진입한 덕분에 작년 12월(54억2천만달러)에 세운 종전 월간 최고 수출 기록을 가볍게 넘어선 것이다. 친환경차 수출액은 작년 8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액 기준 뿐만 아니라 수출 대수로도 34.8% 급증한 22만3천대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5월(22만5천대) 이후 45개월만에 최다 기록이다.
수출 대수 증가율에 비해 금액의 증가율이 더 높은 것은 그만큼 친환경차와 같은 고가, 고부가 차량의 수출 비중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실제 지난달 친환경차 수출액은 작년 동월 대비 무려 83.4% 증가하며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했다.
지난달 친환경차 수출액은 20억2천만달러다. 사상 처음 2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자동차 수출의 36%를 차지했다. 수출물량 역시 전년 대비 61.6% 증가한 6만3천대에 달한다. 금액, 물량 기준 모두 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수출량은 친환경차 전 차종이 모두 작년보다 증가하며 역대 최초로 6만대를 돌파했다. 전기차는 전년 동기 대비 76.6% 늘어난 3만843대가 수출되며 친환경차 수출성장을 견인했다.
이어 하이브리드차가 2만6033대로 작년 보다 48.8% 증가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도 51% 성장하며 수출 5천대(5945대)선을 넘어섰다. 수소차는 40대(1천900.0%)가 수출됐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26.6%와 57.9% 증가한 가운데 한국GM이 22.6%, 쌍용차가 43.9% 늘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다만 르노코리아는 주력 차종인 XM3의 저조한 수출로 인해 작년보다 36.7% 감소했다.
■ 수출과 내수 호조...반도체수급 풀려 생산도 원할
친환경차 중심의 자동차 수출의 호조는 국내 자동차 생산 증가로 이어지고, 내수 시장까지 호조를 보이며 국내 자동차산업 활동의 3대 지표인 내수, 수출, 생산이 모두 7개월 연속 모두 증가하는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계속했다.
지난달 자동차 생산량은 작년 동월 대비 30.2% 증가한 34만4천대를 기록했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이는데다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된 덕분이다.
업체별로는 우선 현대차와 기아는 신차인 그랜저, 코나, 니로와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생산이 전반적으로 늘어 작년보다 각각 27.8%와 38.4% 증가했다.
한국GM은 신형 트랙스, 쌍용차는 핵심 차종으로 부상한 SUV 토레스 생산 본격화로 각각 19.0%와 31.4% 늘었다. 르노코리아도 QM6 생산 증가에 힘입어 3.7% 늘었다
대기 수요를 바탕으로 생산량이 늘면서 지난달 자동차 내수 판매 역시 19.6% 증가한 14만7천대를 기록했다. 이 중 친환경차가 32.1% 증가한 4만5천대에 달했다.
하이브리드차는 그랜저, K8 등 대형 세단과 투싼, 싼타페, 스포티지 등 SUV 모델이 수요를 견인해 35.3% 증가한 2.5만대가 판매됐다. 전기차는 아이오닉 6 판매 개시에 힘입어 35.6% 늘어난 1만8천대가 팔렸다.
자동차 수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에 최대 수출품목이었던 반도체 부진은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양대 수출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 '반토막' 반도체 넘어 수출효자로...정책지원 늘려야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난 반면, 자동차 수출은 50% 가까운 고성장을 나타내며 자동차 수출이 마침내 반도체의 아성을 넘어섰다.
지난 2월 기준 완성차와 부품(20억2000만달러)을 합산한 2월 자동차 관련 총 수출액은 76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 2월 총 수출(501억달러)의 15.2%를 차지하는 규모다.
아직 완성차만 놓고보면 반도체(59억6000만달러)에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부품을 합치면 자동차가 반도체를 크게 앞서는 것이다. 이는 2016년 12월 이후 6년 여만의 일이다.
이달에도 반도체 부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자동차가 수출1위의 효자품목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IT수요 침체에서 비롯된 수요부진과 재고증가, 이에따른 판가(ASP)하락이 겹치며 반도체 수출은 이달에도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에 자동차는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전세계로 확대되며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수출 장벽이 높아지고, 경쟁업체들의 가격경쟁이 심화하고 있음에도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자동차 산업은 최근 불리한 대외 여건 속에서도 국가경제의 주축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제하며 “국내 자동차산업 보호와 수출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더 늘려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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