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롯데 센텀 품고 '쇼핑객'에서 '체류객'으로

경쟁 점포 인수해 복합상권으로 재편…공간 활용·운영 효율성 확대
호텔·업무시설 개발까지 연계…외국인 관광 수요 흡수 기대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2026-10-29 16:05:41

▲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전경 [신세계백화점]

 

신세계가 부산 센텀시티에서 백화점의 외연을 넓힌다. 경쟁 관계였던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을 인수해 쇼핑 중심의 상권을 관광과 문화, 숙박이 결합된 복합공간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고객을 나눠 갖던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소비 수요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9일 신세계(대표이사 박주형)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말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거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인수의 핵심은 매장 확대보다 공간의 연결에 있다. 신세계는 기존 센텀시티점과 인접한 롯데백화점 건물을 통합 운영해 쇼핑과 문화, 여가시설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이미 국내 최상위권 백화점으로 성장했다. 2009년 개점한 이후 2016년 비수도권 백화점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연매출 2조원을 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세계가 선택한 것은 또 하나의 백화점을 운영하는 방식이 아니다. 기존 점포의 집객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방문 목적과 체류 시간을 늘려 상권 전체의 소비 규모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신세계는 2016년 개장한 센텀시티몰에 이어 이번에 확보하는 롯데백화점 건물까지 연계할 예정이다. 기존 백화점과 문화시설, 신규 복합공간을 연결하면 고객 동선을 확대하고 다양한 소비 수요를 유치할 수 있다. 시설 간 연계 운영을 통해 공간 활용도와 운영 효율성을 높일 여지도 생긴다.

관광 수요 확대도 기대 요인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9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센텀시티점에서도 외국인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러한 흐름에서 쇼핑과 관광시설을 결합하는 전략은 의미가 있다. 국내 고객 중심의 백화점 영업에서 벗어나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소비 기반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센텀시티 C부지 개발은 이 같은 전략을 뒷받침한다. 신세계는 해당 부지에 고급 호텔과 업무시설, 주거시설 등을 갖춘 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기존 백화점이 쇼핑 수요를 담당하고 호텔과 업무시설이 숙박·상주 수요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관광객뿐 아니라 업무시설 이용객과 거주자까지 소비 기반에 포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백화점 확장과 차이가 있다.

롯데백화점도 이번 거래를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 센텀시티점 대신 잠실점과 본점, 부산본점 등 주요 점포에 투자를 집중하고 신규 쇼핑몰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양사가 같은 상권에서 경쟁하는 대신 각자의 핵심 사업에 자원을 배분하는 셈이다.

다만 인수 이후 건물의 구체적인 용도와 시설 구성, C부지 개발 일정 등은 앞으로 확정해야 한다. 인수와 개발에 투입되는 자금을 실제 수익 증가로 연결하는 것도 과제다.

그럼에도 이번 거래는 신세계의 성장 전략이 단순한 백화점 매출 확대에서 상권 전체의 경쟁력 강화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세계가 확보하려는 것은 추가 매장 공간뿐 아니라 고객이 더 오래 머물고 다양한 목적으로 다시 찾는 소비 거점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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