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회장, 대법원 무죄 취지 파기환송심 마무리 절차
파기환송심 첫 공판서 변론 종결
대법 “공모 인정할 충분한 증명 없어”
검찰은 1·2심과 같은 징역 3년 요구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10-01 17:51:42
대법원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지만 검찰은 다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대법원의 판단 이후에도 검찰이 1,2심과 같은 구형을 그대로 유지했다.
1일 서울서부지법 제2-3형사부 심리로 열린 함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은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2심 당시 구형량과 같다. 파기환송심 선고는 다음달 26일 열린다.
함 회장은 2015~2016년 하나은행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지인의 지원 사실을 인사부에 전달하고 특정 지원자의 합격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2018년 기소됐다.
1심은 함 회장이 합격권 밖 지원자를 합격시키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업무방해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일부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업무방해 부분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1심에서 채용 담당자들이 함 회장으로부터 기준 미달 지원자의 재검토를 지시받은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했고, 2심에서도 이를 뒤집을 새로운 증언이 없었다고 봤다.
대법원은 2심이 근거로 삼은 간접사실만으로 함 회장과 인사부장의 공모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 무죄를 뒤집을 만한 합리적인 사정 변경이 부족하다는 취지였다.
파기환송심의 법적 구조도 이번 구형을 주목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법원조직법은 상급법원의 판단이 해당 사건에서 하급심을 구속하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 역시 파기환송심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돼 기존 증거관계가 실질적으로 달라지지 않는 한 환송법원이 대법원의 사실상·법률상 판단에 따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파기환송심에서도 검찰이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고 재판부가 이를 조사할 수 있다. 새로운 증거로 기존 증거관계가 달라진다면 다른 판단의 여지도 생긴다.
하지만 이날 환송심은 첫 공판에서 별도의 증거조사 없이 변론을 종결했다. 현재 공개된 공판 내용만 보면 대법원이 파기환송할 당시와 증거관계가 새롭게 달라졌다고 볼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검찰은 종전과 같은 징역 3년을 요청했다. 검찰이 파기환송심에서 공소를 유지하고 형을 구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구형은 검찰의 의견으로 재판부를 구속하지 않는다.
현재 공개된 주요 공판 보도에는 검찰이 대법원의 판단 이후에도 왜 징역 3년을 유지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담기지 않았다.
함 회장도 이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지인의 지원 사실을 인사부장에게 전달한 적은 있지만 기준에 미달한 지원자를 합격시키도록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원자들이 기준에 맞지 않는데도 합격시키라고 지시할 이유가 없다”고도 말했다.
다만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는 이번 환송심 대상이 아니다. 대법원은 남녀 채용 비율을 달리 적용한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원을 확정했고 업무방해 부분만 다시 판단하도록 돌려보냈다.
따라서 다음달 선고에서 주목할 부분은 새로운 사실관계보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가 실제 판결에 어떻게 반영되느냐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