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EU·中 베이징 통상담판…현대차·기아, 중국 견제와 PHEV 규제 ‘양면 변수’

EU, 중국산 PHEV 급증에 수출제한 요구
중국은 거부…희토류·반도체 장비 규제도 협상
한국도 美·日·EU 등과 5개 업종 과잉생산 대응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2026-10-08 15:19:07

▲ 유럽연합(EU) 깃발

 

유럽연합(EU)과 중국이 8일 베이징에서 무역불균형과 자동차 수출을 둘러싼 이틀간의 협의에 들어갔다. 중국차 견제가 강화되면 현대차·기아에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규제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한국차도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8~9일 베이징에서 제2차 EU·중국 무역투자협의회를 진행한다. 양측은 중국의 대EU 수출 관리와 유럽기업의 중국시장 접근, 희토류를 포함한 수출통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한다. EU 집행위는 이번 협의에서 “수사에서 결과로 이동(moving from rhetoric to results)”하는 신뢰할 만한 성과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이번 협상을 자동차 수출을 둘러싼 “막판 협상(last-ditch talks)”이라고 표현했다. EU의 대중국 상품 무역적자는 지난해 약 3600억유로로 하루 10억유로를 웃도는 수준이다.

자동차가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다.

Reuters는 7일 최근 1년간 EU의 중국산 PHEV 수입이 86%, 배터리전기차(BEV)는 40% 증가했다고 전했다. EU는 중국 측에 일부 수출물량을 자율적으로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PHEV 수출을 자발적으로 줄이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FT는 중국 측이 해당 요구가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EU는 일정 물량을 넘는 PHEV에 추가 조치를 적용하는 세이프가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부분은 현대차·기아에도 직접적인 변수다.

현재 EU는 중국산 BEV에 업체별로 7.8~35.3%의 추가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BYD는 17%, 지리는 18.8%, SAIC는 35.3%다. 중국산 BEV에 한정된 규제가 강화되면 현대차·기아에는 상대적인 가격경쟁력 개선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PHEV 세이프가드는 성격이 다르다. FT는 중국만을 겨냥하지 않는 방식으로 도입될 경우 한국과 일본, 영국 등 다른 수출국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현대차는 체코에서 투싼 하이브리드와 PHEV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유럽 판매차량 상당 부분을 현지에서 만들고 있다.

EU와 중국의 협상은 자동차에 그치지 않는다. FT에 따르면 중국은 전기차 관세 문제와 함께 유럽의 반도체 제조장비 등 첨단기술 수출제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EU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와 유럽기업의 중국시장 접근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 수출 최저가격을 설정하는 방식의 해결책에는 협상 여지를 보이고 있다. EU도 올해 1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제출할 수 있는 최저수입가격 등 가격약정(price undertaking) 기준을 별도로 제시했다. 다만 양측이 이를 놓고 최종 합의한 것은 아니다.

한국도 같은 시기 글로벌 과잉생산 문제에 대응하는 다자 협의에 들어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7일 현지시간 한국·미국·일본과 EU 등 15개 서명 주체가 프랑스 파리에서 구조적 과잉생산 대응 공동 장관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참여자는 14개 국가와 EU다.

대상은 자동차·전기차, 배터리, 화학, 범용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 5개 분야다. 참여국들은 별도 분야별 협의체를 만들고 오는 12월 이전 실무회의를 열어 생산능력과 산업 영향을 분석하기로 했다. 공동성명은 중국을 특정하지 않았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는 과잉생산을 방치할 경우 “국내 산업을 약화시키고 지역 생산을 밀어낼 것(cripple domestic industries, displace local production)”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이번 협의 대상 업종에 걸쳐 있다. 중국산 자동차와 배터리의 공급과잉을 견제하는 흐름은 한국 기업에 상대적인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범용반도체와 PHEV까지 규제 범위가 넓어질 경우 품목별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EU·중국 베이징 협의 결과는 오는 15~16일 EU 정상회의에서 중국과의 통상관계를 논의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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