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매입임대주택 확보에 ‘혈세 낭비’… SH 분양가보다 2배 비싸
기축매입보다 비싼 ‘약정매입’이용… 민간업자의 토지 매입비용과 건축비 거품 포함
경실련‘2021~2023 LH 매입임대주택 분석 결과’2023년만 1조원 세금 낭비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4-05-02 15:13:41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거 복지사업인 ‘매입임대주택’을 매입하는데 있어, 상대적으로 비싼 ‘약정매입’ 방식을 사용해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LH가 매입임대주택을 확보할 때 공공주택 분양원가보다 호당 최대 4억 원 비싸게 주고 사들였다는 것이다.
‘매입임대주택’은 기존 주택을 LH가 매입해 저렴한 임대 금액으로 저소득 신혼부부, 청년 등 주거약자들에게 제공하는 복지사업이다.
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서울 종로구 강당에서 ‘2021~2023년 LH 매입 임대주택 실태 부석 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LH가 지난 3년 동안 임대주택 매입에 모두 10조8000억 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LH는 민간 건축 주택을 준공한 뒤 매입하는 약정매입 방식으로 한 채당 7억3000만 원을 투입했는데, 이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분양원가보다도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LH가 매입한 매입임대주택의 호당가격은 매년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에 따르면 LH는 매입임대주택을 호당 2021년 2억5000만 원, 2022년 2억900만 원, 2023년 3억1000만 원이다.
경실련은 이에 대해 매입임대주택을 확보할 때 기축매입보다 상대적으로 더 비싼 약정매입 방식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약정매입은 민간에서 건축하는 주택을 사전 매입약정을 체결하고 준공 뒤 LH가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신축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의 토지 매입비용과 건축비 거품 등이 매입가격에 반영돼 기존 주택을 사는 기축매입보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경실련은 설명했다.
LH는 3년 동안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이는데 10조8000억원을 지출했다. 이 가운데 80%인 8조7000억원이 약정매입에 쓰였으며, 전체 매입금액에서 약정 매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70%, 2022년 88%, 2023년 97%로 매년 증가했다.
경실련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공주택 원가보다 호당 최대 3억900만 원 비싸게 매입임대주택을 구입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비싸게 매입한 근거로 2021년 8월 입주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위례지구 A-1 12블록 건설(분양)원가를 LH의 약정매입 가격과 비교했다.
이 주택들의 평당 가격을 구한 뒤 25평형으로 환산한 결과 SH 위례지구의 25평형 분양원가는 3억4000만 원이었지만, LH 약정매입 아파트는 7억3만원으로 나왔다. 3억9000만원이상 비싸게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뿐 아니라 약정매입 다세대는 2억3000만 원이 비싼 5억7000만 원, 약정매입 오피스텔은 2억2000만 원 비싼 5억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경실련은 매입임대주택 공실 현황을 근거로 2023년에만 1조 원 이상의 세금이 낭비됐다고도 주장했다.
최근 3년 동안 LH 매입임대주택 공실수는 2021년 4283호, 2022년 4587호, 2023년 5002호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공실률은 2021년과 2022년이 2.8%, 2023년이 2.9%다.
경실련은 2023년 기준 주택유형별 호당가격과 공실수를 곱해 1조621억 원의 세금이 의미없이 쓰였다고 분석했다.
경실련은 비싼 가격에 매입임대주택을 매입하고 1조 원 이상의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매입가격 기준 강화 ▲약정매입 방식 전면 중단 ▲매입임대 주택 정보 투명한 공개 등을 요구했다.
경실련은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이는 금액은 모두 국민의 혈세나 다름없다”며 “매입임대주택 정책이 무주택 서민과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거듭날 때까지 제도개선을 촉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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