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해외부동산 투자금 1조원 날려… “추가손실 가능성도”
5대 지주, 해외부동산 펀드 투자 원금 대비 -10.53% 손실
업계 “은행 부실률 낮아”, “확정금 아냐 누적배당 감안해야”
증권사 익스포저 31% 수준 “지주계열 증권사는 지원 여력 ”
김자혜
kjh@sateconomy.co.kr | 2024-02-19 15:06:55
금융권에서 과거 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한 해외부동산 펀드가 고금리 기조 전환 이후 리스크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자기자본 대비 해외부동산 익스포저가 30%를 넘으면서 이들을 품고 있는 금융지주에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규모를 늘리는 등 향후 건전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19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5대 금융지주에서 받은 해외부동산 투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기준 금융지주의 해외부동산 펀드 평가 가치는 9조344억원으로 투자 금액 대비 -10.53%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별 해외부동산 펀드 평가수익률 하나금융이 -12.22%로 가장 큰 손실을 보였고 KB -11.07%, 농협 -10.73%, 신한 -7.9%, 우리 -4.95%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지주사들의 펀드 평가수익률이 투자 원금 대비 하락한 것은 코로나19 이후로 미국, 유럽 등 해외 상업용 부동산의 경기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상업용부동산의 공실률은 올해 말까지 15.7%로 예상되고 2026년 말에는 17% 이상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은 비교적 위험이 낮은 선순위 투자를 주로 진행해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최철수 KB금융지주 부사장은 최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5조원 규모의 해외부동산은 대부분 은행이 갖고 있고, 선순위 투자가 높아 높고 부실률은 0.2%에 그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투자 원금 대비 평가액이 현재 손실된 상황은 맞지만, 단순히 볼 수 없는 사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공개된) 자료는 투자 원금 대비 평가액이 손실 상태로 나오는데, 이는 확정금액은 아니다”며 “그동안 수익증권 투자로 인한 누적 배당금 등을 반영하면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한 부담은 증권사들이 더 무겁게 지고 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해외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1조원을 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6개사로 나타났다. 이들의 자기자본 대비 익스포저는 약 31% 수준을 보였다.
익스포저가 큰 만큼 실적에도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을 보면 하나증권이 적자로 전환했고 신한투자증권(-76%), 미래에셋(-58%), 메리츠증권(-29%) 등 6개사 중 4개사에서 전년 대비 실적이 악화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해외부동산 부담이 높은 증권사 중심으로 관련 손실을 크게 인식했으나, 현재 부정적인 해외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손실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추후 리스크를 대비해 신종자본증권을 내면서 자본확충을 늘리고 있다.
신한지주는 지난달 4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달에는 BNK금융지주가 2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6일 최초 승인액 대비 약 150%증가한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최종 발행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30년 만기 5년 콜옵션 조건으로 1500억원 규모를 모집해 181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은 상태다. 증액도 검토하는 가운데 오는 22일 발행이 예정돼 있다.
KB금융지주는 5년 콜옵션을 조건으로 2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해 오는 20일 수요예측 후 28일 발행을 진행한다.
이예리 연구원은 “지주 계열(증권)사는 모기업에서 유상증자나 후순위성 채권 인수 등 지원 여력이나 지원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통상 연초 1~2월 후순위성 채권 발행 금융지주사가 4~5개 사였으나 올해는 총 6개 사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거나,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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