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해외 코인 이전자 국내 보유잔액까지 보고 추진…개인정보 수집 논란
과거 한 차례 해외 이전해도 매월 잔액보고 대상…관련 이용자 127만명
12월 외국환거래법 시행 앞두고 논란…한은 "보고 범위 조정 검토"
김정연 기자
kjy@sateconomy.co.kr | 2026-10-23 19:01:24
한국은행이 불법 외환거래를 막기 위해 가상자산의 해외 이전 내역뿐 아니라 이용자의 국내 보유잔액까지 보고받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개인정보 수집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한 차례라도 해외 이전거래를 했다면 지속적인 보고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한국은행은 적용 범위를 조정하고 있다.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가상자산 이전업자 대상 외환전산망 보고업무 편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거래에 대한 새로운 보고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오는 12월 3일 시행되는 개정 외국환거래법에 따른 조치다. 개정법은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업무를 수행하는 사업자에 등록 의무를 부과하고 관련 거래정보를 한국은행 외환전산망에 보고하도록 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에 전달한 편람에는 거래소가 당일 완료된 가상자산의 해외 유출·유입 내역을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송·수취인 정보와 주민등록번호, 거래 내역 등이 보고 대상이다.
논란은 월별 잔액보고에서 비롯됐다.
당초 편람은 2024년 7월 19일 이후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거래 이력이 한 차례라도 있으면 해당 이용자의 국내 보유잔액을 매월 보고하도록 했다. 현재 해외 이전거래를 하지 않더라도 과거 거래 이력만으로 보고 대상에 포함되는 구조다.
잔액보고에는 휴면계정과 상장폐지 가상자산, 스테이킹 자산도 포함된다.
박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7월 19일부터 올해 9월 말까지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에서 국경 간 이전거래 이력이 있는 이용자는 127만2878명이다.
박 의원은 "한 번이라도 해외 이전거래를 이용했다고 가상자산 이용자의 모든 정보를 들여다보는 것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해외 가상자산 이전을 이용한 불법 외환거래를 적발하고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해당 정보를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에 보고된 관련 정보는 국세청과 관세청, 금융감독원, 금융정보분석원(FIU) 등과 공유될 예정이다.
다만 국경 간 자산 이동을 감시하기 위한 거래정보 수집과 이용자가 국내 거래소에 보유한 자산잔액을 지속적으로 보고받는 것은 범위에서 차이가 있다. 불법 외환거래 감시에 필요한 정보의 수준과 개인정보 수집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쟁점이다.
한국은행은 당초 전달한 편람이 초안이며, 실제 보고 대상과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환거래법이 시행되는 올해 12월 이후의 거래 이력을 기준으로 보고 대상을 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별 잔액보고 범위도 가상자산사업자의 부담과 불법 외환거래 감시의 실효성을 함께 고려해 조정하고 있으며, 다음 달 중 최종 보고 양식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과거 거래 이력이 있는 이용자를 일괄적으로 보고 대상에 포함할지, 실제 해외 이전거래와 관련된 정보로 수집 범위를 제한할지가 향후 제도 운영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정연 기자 kj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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