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FPSO서 쌓은 부유식 역량 60MW 데이터센터로

가스텍 2026서 첫 공개…ABS 기본인증 확보
삼성중공업 50MW 이어 경쟁 합류…해외는 30MW서 100MW로
설계 경쟁 넘어 첫 고객·상용 수주가 다음 관문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2026-09-14 14:56:18

▲한화오션이 개발한 부유식 데이터센터 모형 [연합뉴스]

 

한화오션이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해양플랜트에서 쌓은 대형 부유식 구조물 설계·건조 역량을 인공지능(AI) 인프라로 넓힌다. 60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를 글로벌 시장에 처음 공개하면서다. 국내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먼저 50MW급 모델을 내놓은 데 이어 한화오션까지 가세하면서 조선사의 경쟁도 설계에서 상용 수주 단계로 옮겨갈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김희철 대표이사가 이끄는 한화오션은 이날부터 17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가스텍(Gastech) 2026’에서 자체 개발한 60MW급 FDC 모델을 선보인다. 한화오션이 미래 신사업으로 개발해 온 FDC를 글로벌 고객에게 실제 모델 형태로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핵심은 데이터센터 자체보다 이를 담는 해상 플랫폼이다. 한화오션 모델은 해상에서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해수를 냉각에 이용한다. 모듈형 설계를 적용해 설치 지역과 고객 요구에 따라 발전·전력공급 방식과 서버 종류, 데이터센터 용량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60MW급 개념설계에 대한 기본인증(AiP)도 받았다.

한화오션 입장에서 FDC는 완전히 새로운 제조업에 진입한다기보다 기존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의 적용처를 넓히는 성격이 강하다. 한화오션은 지난 7월 남미 시장을 겨냥한 FPSO 표준모델에 대해 ABS 기본설계 검토와 DNV 개념승인을 확보했다. 지역별 표준 설계를 확보해 공사기간과 원가를 낮추는 전략이다.

이번 FDC 역시 대형 부유식 구조물을 설계하고 각종 전력·설비를 통합하는 역량을 다른 시장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같은 연장선에 있다. 실제 한화오션은 현재 에너지플랜트 사업 영역을 FPSO와 FLNG, 부유식 생산설비에서 육상 발전과 미래 인프라까지 확대하고 있다. 회사의 해외 채용에서도 데이터센터와 같은 고신뢰 전력수요처를 겨냥한 발전·마이크로그리드 설계 인력을 별도로 확보하고 있다.

다만 한화오션이 처음 뛰어드는 시장은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데이터센터월드 2026’에서 50MW급 FDC 개념설계에 대해 ABS와 영국 로이드선급(LR)의 기본인증을 받았다. ABB와 전력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업체와 현지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토요경제 역시 당시 삼성중공업의 50MW FDC와 HD현대의 데이터센터 전력시장 진출을 조선업 기술의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다룬 바 있다.

한화오션은 삼성중공업보다 용량을 10MW 키운 60MW 모델을 내놨다. 그러나 50MW와 60MW의 숫자 차이 자체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누가 먼저 데이터센터 운영사나 빅테크 등 실제 고객을 확보하고 상용 프로젝트로 연결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해외에서도 경쟁은 이미 설계 규모 확대 단계로 들어갔다.

미국 해양전문지 오프쇼어(Offshore Magazine)는 지난 7월 29일 AI 확산으로 육상의 부지·전력·냉각 제약을 우회하려는 해양 엔지니어링 기업들의 FDC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싱가포르 시트리움(Seatrium)은 30MW급 FDC에 대해 프랑스 선급 뷰로베리타스(BV)의 기본인증을 받은 데 이어 100MW급 모델까지 개발하고 있다.

이는 FDC 시장의 경쟁 기준이 단순히 ‘바다에 데이터센터를 띄울 수 있느냐’에서 얼마나 큰 설비를 안정적으로 건조하고 전력·냉각·서버 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화오션은 여기에 그룹 역량까지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조선·해양뿐 아니라 한화그룹이 보유한 발전·에너지, 데이터센터, 운영·유지보수(O&M), 보안 역량을 FDC 사업에 연결할 계획이다.

아직은 사업성을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ABS 기본인증은 개념설계가 선급의 기술기준과 안전요건에 비춰 실현 가능한지를 검토한 단계다. 실제 매출로 이어지려면 고객사 선정부터 상세설계, 현지 인허가, 전력원 확보, 육상 통신망 연결, 유지보수 방식 등을 추가로 확정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가스텍에서 봐야 할 숫자는 60MW보다 ‘첫 계약’이다. 한화오션이 FPSO에서 축적한 부유식 구조물 기술을 AI 인프라라는 새로운 발주처까지 넓힐 가능성은 확인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인증받은 설계를 실제 수주잔고로 바꾸는 일이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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