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선 시인의 土曜 詩論] 오래된 만남에

정진선 기자

sunsun3345863@hanmail.net | 2025-09-01 14:56:45

오래된 만남에

 

                                         정진선

 

 

늙어가는 여름 저녁

왕십리역에서 내려

찾아간 식당

멀리서 들고 온 우산이 거추장스럽다

기대처럼

오늘은 술을 마시려 한다

 

서로

알 수 있는 미소 하나씩

어디서 묻어 왔을

세월이 준 의미 한 움큼씩

내보이며

완성하는 시간

 

얼마나 흔들리며

지금까지 왔는지
눈빛으로 이해하려 한다
 

바라보던 세상에서

마무리처럼 밀려오는

당위와 의무

 

어느 시점일까

이제 시작한 육체의 불편함


소리 내 웃으면서도 초조하다

 

정제된 알약으로

추스르는 다리의 운동 각 안에서

계단 내려가 헤어지며 

오래된 만남에 묻는다


우리는 아직

그렇게 살고 있는 거지

마른 달이

다시 커지는 것처럼

 

토요경제 / 정진선 기자 sunsun3345863@hanmail.net

▲ 시인 정진선 :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3년 시집 '그대 누구였던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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