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케미칼 인니, 협박·금품 갈취 피해…한국 본사 “기자 취재 후 인지한 듯”

인도네시아 반텐 석유화학단지 상대로 ‘공갈·갈취’협의 피의자 7명 중 5명 곧 재판
5.4조원 규모 라인프로젝트, 오는 10월 상업운전 앞두고 회사·IB업계에 찬물
한국 본사 “이번 사건은 라인프로젝트 운영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아”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5-08-28 16:30:43

▲ 롯데케미칼 이영준 대표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법인(PT Lotte Chemical Indonesia, 이하 롯데케미칼 IND)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한 공갈범들이 정식 재판에 회부됐다. 오는 10월 본격적인 상업 운전에 들어가는 반텐주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라인(LINE, LOTTE Indonesia New Ethylene)’프로젝트에 이번 사건이 투자 안정성과 사업 일정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현지시간) 반텐 현지 언론 ‘INDTIMES 반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반텐주 검찰청은 롯데케미칼 IND를 상대로 금전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5명을 곧 재판에 넘긴다.

이 사건의 발단은 2024년 10월 24일 롯데케미칼 반텐 석규화학단지 건설 현장에서 NGO ‘가푸라(Gapura)’가 주도한 합법적 시위에서 비롯됐다. 당시에는 지역의회 의원 4명이 참여해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닷새 뒤 별도의 세력이 개입하면서 사태가 ‘공갈·갈취’ 성격의 불법 행위로 변질됐다.

불법 시위대는 하청업체 직원들을 협박하며 금품을 요구하며 폭력 행위까지 동반했다. 검찰은 이들이 시위를 빌미로 한 금전 요구를 ‘공갈·갈취’ 행위로 판단했다. 피의자는 총 7명으로 이 가운데 5명 기소돼 곧 반텐 고등검찰성의 공소 제기 절차를 거쳐 법정에 설 예정이다.

검찰은 애초 이 사건을 ‘회복적 사법’ 절차로 합의가 시도됐으나 불법성이 명백하다고 판단해 이 사건을 형사 사건으로 전환했다. ‘회복적 사법’은 가해자 처벌에만 집중하지 않고 가해자·피해자·지역공동체가 함께 피해를 회복하고 관계를 개선해 재통합을 목표로 하는 사법 절차다.


롯데케미칼 IND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이며, 한국 롯데케미칼 본사와 직접 연관은 없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해외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에서 ‘NGO·지역사회 갈등’이라는 기업 리스크 관리의 취약성이 또다시 부각됐다.


라인 프로젝트는 총 40억 달러(한화 약 5조4000억원)를 들인 롯데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 프로젝트이다. 2016년 완공이 목표였지만 인허가 지연, 토지 분쟁, 정부 협상 지체, 홍수 등 악재로 사업이 수차례 지연됐다. 2024년 2월에는 폭우로 근로자가 사망하고 수백 가구가 침수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보다 앞선 2017년에는 말레이시아 조호르 지역 롯데케미칼 시설에서 화재 및 악취, 오일 유출사고가 발생해 작업이 중단되고 인근 싱가포르 주민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해외 대규모 공사와 운영 과정에서 NGO·지역사회와의 이해관계 충돌은 불가피하다. 일부 단체는 합법적 반대 활동과 불법적 요구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단순한 범죄 사건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CSR(사회공헌), 지역 고용, 환경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갈등이 단순 시위에서 형사 사건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롯데케미칼 한국 본사는 이번 사건을 사후에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선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라인프로젝트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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