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시선] KAI, M&S 산업의 강자로 자리 잡다
20년 넘게 축적된 시뮬레이터 개발 노하우
시뮬레이터 사업, KAI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 2025-04-02 09:44:40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단순한 항공기 제조사를 넘어, M&S(Modeling & Simulation)를 기반으로 하는 훈련체계 산업에서도 강력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조종사 훈련용 시뮬레이터 개발을 시작으로, 현재는 정비훈련, 네트워크 기반 합동훈련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훈련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고충실도 시뮬레이터와 미래형 VR 기반 훈련 시스템을 통해 방산 시뮬레이션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KAI의 M&S 훈련체계는 ▲비행훈련장비 ▲정비훈련장비 ▲컴퓨터보조교육훈련 ▲임무계획체계 ▲통합훈련관리체계 등 다양한 훈련 매체로 구성되며, 최근에는 AI(인공지능)과 XR(확장현실)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훈련체계로 발전 중이다. KAI M&S 연구실은 이를 바탕으로 LVC(실시간/가상/구성훈련) 체계 기술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 20년 이상의 기술 축적과 경쟁력
시뮬레이터는 돌풍, 적 미사일 위협, 기체 결함 등의 다양한 비상 시나리오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조종사들이 모든 상황을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뮬레이터를 가리켜 ‘조종사의 생명장치’라고 말하기도 한다.
KAI의 시뮬레이터 기술력은 항공기 개발 과정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발전해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항공기 개발과 병행하여 조종 훈련용 시뮬레이터를 제작하며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기술을 축적했다.
이로 인해 인력, 체계, 시설 등 모든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추게 되었으며, 특히 후속지원이 빠르고 편리해 고객 만족도가 높다.
또한 실제 조종사들이 시뮬레이터 개발 기간 내내 탑승 평가를 실시하기 때문에, 개발 단계에서부터 실사용자의 의견이 반영된다는 점이 큰 강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KAI는 T-50 고등훈련기, FA-50 다목적 전투기, KT-1 기본훈련기, KUH-1 수리온 헬기 등 여러 기종의 시뮬레이터를 개발하여 대한민국 육·해·공군 및 수출국에 납품하고 있다.
실제로 T-50 계열 시뮬레이터의 경우 이라크,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 수출되어 전 세계 7개국 53대 납품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 육·해·공 아우르는 M&S 솔루션
KAI는 고정익과 회전익은 물론, 해상·수중 분야까지 포함한 종합 시뮬레이터 솔루션을 보유해 육·해·공 전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군수·관용 시장뿐 아니라 아시아, 중동, 유럽 등 해외 시장에도 활발히 진출 중이다.
해군 잠수함 분야에서는 2020년 납품된 장보고-Ⅲ 잠수함 조종훈련장비를 통해 잠항·부상, 비상 대응 등 실전과 유사한 훈련 능력을 제공해 왔다.
이어 고속상륙정 솔개(LSF-Ⅱ) 시뮬레이터가 2025년 3월 5일 해군에 성공적으로 전력화되면서, KAI의 해상 시뮬레이션 기술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이외에도 KF-16 시뮬레이터, P-3C 해상초계기 시뮬레이터, 산림청의 Ka-32T 산불진화 헬기용 모의비행훈련장치 등 다양한 기종을 대상으로 한 훈련장비 개발에 성공하며, 해외 도입 기종의 국산화도 이뤄내어 운용 효율성 및 유지보수성을 크게 개선했다.
특히 2023년에 납품된 산림청 헬기 모의비행훈련장치는 국토부 모의비행장치 지정기준 최고 등급인 3등급을 획득하며, 실제 Ka-32T 항공기의 비행시험 데이터, 6 자유도 모션시스템, 산불진화 임무 훈련모의 소프트웨어 등이 적용된 최초의 민수 해외도입기종 국산화 사례로 주목받았다.
◆ AI·XR 접목한 차세대 훈련체계로 진화
KAI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훈련체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국방신속연구개발사업으로 AI 기반 전술개발·훈련용 모의비행훈련체계를 이행 중이며, 이를 통해 AI 학습을 적용한 가상항공기(우군기·적기)를 즉석에서 설정해 다양한 전술 개발 및 훈련에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시뮬레이터 내 적기·아군기의 움직임이 미리 입력된 약속된 시나리오였다면, 앞으로는 AI가 학습한 정교한 반응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실감 나는 전투 상황을 재현할 수 있다. 이 사업은 2025년 중반 인도 및 군 시범운용을 목표로 한다.
또한 KAI는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VR‧MR 메타버스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기존 대형 시뮬레이터의 공간·비용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도 모색 중이다. XR 기술이 접목된 정비훈련장비 역시 수출용 제품을 필두로 2026년 고객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KAI는 시뮬레이터 사업을 미래 핵심 사업군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시뮬레이터 전용 영상발생장치(IG, Image Generator) 개발 및 상품화에도 성공해 현재 수출용 시뮬레이터에 우선 적용 중이다. 향후 이러한 핵심 기술 국산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높인다는 전략이다.
KAI가 개발한 M&S 체계는 단순한 훈련 장비를 넘어, 교육효과와 경제성, 나아가 작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종합 솔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실을 넘어서는 가상 전장까지 구축해 ‘조종사의 생명장치’로 불릴 만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이 훈련체계야말로, KAI가 방위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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