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대형마트 규제에 온라인쇼핑만 덕본다

대한상의, 유통전문가들 조사…"대형마트-전통시장 다 손해"
양쪽 점유율 모두 하락...전문가들 "전반적 제도개선" 필요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 2023-04-10 14:52:00

▲전통시장을 살리기위한 대형마트 규제에도 불구, 전통시장의 시장지배력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전통시장, <사진=연합뉴스제공>

 

정부가 2012년 전통시장 보호라는 명분아래 시행중인 대형마트 영업 규제로 인해 온라인 쇼핑업체만 덕을 보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설문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대형마트 영업규제로 인해 정작 대형 마트들과 전통시장 모두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대형마트 규제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정부의 제도개선에 힘이 실릴 지 주목된다.


현재 전국의 모든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준대규모 점포)은 2012~2013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한 달에 두 번 의무적으로 문을 닫는다. 매일 오전 0~10시 영업도 제한된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의 시행이 10년간 유지돼왔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여러가지 실증데이터상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모두 시장지배력이 악화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해왔다.


정부는 이에따라 작년 8월4일 국무조정실이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과 0~10시 영업시간 제한의 폐지를 규제심판회의 첫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전통시장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 대형마트 점유율 10% 아래로...온라인쇼핑 어부지리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한국유통학회 등 유통물류 관련 4개 학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유통규제 10년, 전문가 의견 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관련 전문가 108명이 응답했는데, 현행 라 대형마트와 SSM(기업형슈퍼마켓) 영업규제에 대해 응답자의 무려 70.4%가 '대형마트는 물론 보호 대상인 전통시장에도 손해'라고 답했다.


정부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경쟁업체인 대형마트와 SSM에 대해 인위적으로 영업을 제한하는 규제를 10년 이상 유지하고 있음에도 '전통시장에 이득이었다'는 응답은 단 13%에 그쳤다.


이같은 사실은 데이터로 입증된다. 실제 대형마트 규제에도 불구, 전체 유통시장에서 전통시장 점유율은 2013년 14.3%에서 2020년 9.5%로 급락했다.


대형마트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의 유통시장 점유율은 21.7%에서 12.8%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시간 규제로 인해 대형마트들의 입지가 크게 약화된 것이다.

 

▲영업규제로 인해 대형마트의 유통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농식품코너. <사진=연합뉴스제공>

 

대형마트 규제가 전통시장엔 별 보탬이 되지 않는 반면, 온라인 쇼핑업체들은 어부지리로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쇼핑을 필두로 온라인 쇼핑은 지난 10년간 비약적으로 성장, 국내 유통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다.


이번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에 따른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에 대해서도 76.9%가 '효과가 없었다'고 답했다.

 

■ 전문가 대다수 "마트규제, 효과없다...개선 필요"

 

반면 대형마트 규제로 수혜를 보는 업태로는 절반이 넘는 58.3%가 온라인쇼핑을 꼽았다. 이어 식자재마트·중규모 슈퍼마켓(30.6%), 편의점(4.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 규제의 폐지 또는 완화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절대다수인 83.3%가 규젝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현행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고작 16.7%였다.


대형마트 규제로 인한 폐해로는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제한한다는 의견의 40%에 육박(39.8%)했다. 이어 시대 흐름과 맞지 않음(19.4%), 온라인과 차별(11.1%), 시장경쟁 저해(10.2%) 등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 내용으로는 규제 대상에서 자영 상공인이 운영하는 SSM을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76.9%로 가장 높게 나왔다. 또 의무휴업일 탄력적 운영(74.1%), 의무휴업일에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허용(71.3%) 등도 비교적 높게 나왔다.


향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대형마트 규제를 완화 또는 폐지하되, 중소 유통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이 88.9%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의 대다수가 대형마트 영업규제보다 전통시장 등 중소 유통업자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정책의 중심을 둬야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10여년 전 규제 도입 때와 비교해 확연하게 바뀐 유통시장 구조 변화와 규제 실효성을 반영해야 한다"며 "이제라도 규제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야 새로운 혁신과 발전 기회가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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