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성장펀드 17.9조…자본부담은 따로 봐야
90조 생산적금융 여신상품 운용…실제 취급분은 산은 본체 관리
국민성장펀드 17.9조 승인·결성…첨단기금과 민간자금 결합
첨단기금 산은 회계서 제외…기금 출연 부담은 남아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9-16 14:48:58
KDB산업은행(회장 박상진)이 생산적금융의 핵심 창구로 역할을 넓히고 있지만 정책금융 숫자를 한데 묶어 산은의 자본부담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 산은 자체 여신과 국민성장펀드는 자금조달과 회계구조가 다르다. 향후 관건은 공급액 총합보다 산은 본체에 실제 남는 자본부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다.
16일 토요경제가 금융위원회 자료와 한국산업은행법을 분석한 결과, 산은은 ‘KDB NEXT KOREA’를 포함해 총 90조원 규모의 생산적금융 여신상품을 출시·운용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8월 말 기준 올해 목표의 60% 수준인 17조9000억원을 승인·결성했다.
두 숫자의 성격은 다르다.
우선 90조원은 산은이 운용하는 여신상품의 규모다. 실제 대출과 투자가 이뤄지면 산은 본체의 자산과 자본적정성 관리에 반영된다. 따라서 상품 규모 자체를 곧바로 위험가중자산으로 볼 수는 없지만 자금 공급이 늘수록 자본관리 중요성은 커진다.
국민성장펀드는 구조부터 다르다. 향후 5년간 첨단전략산업기금과 민간·연기금·금융회사·국민 자금을 결합해 조성하는 방식이다. 현재 승인된 금액 역시 직접투자뿐 아니라 간접투자, 인프라 투융자, 저리대출 등이 포함돼 있다. 산은이 펀드 운용의 핵심 역할을 맡지만 승인액 전체가 산은 자체 대출이나 투자로 잡히는 것은 아니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은 회계도 산은 본체와 분리된다.
한국산업은행법 제29조의9는 첨단전략산업기금 회계를 산은 및 기간산업안정기금 회계와 구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첨단전략산업기금 회계는 산업은행 회계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기금에서 이뤄지는 지원액을 산은 본체의 자산이나 자본부담과 그대로 연결할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국민성장펀드가 산은 재무와 완전히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첨단전략산업기금 재원에는 산은과 다른 금융회사의 출연금이 포함된다. 금융위도 산은이 기금채 이자 등 기금 운용비용을 감당할 수 있도록 자금을 출연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부 재정은 민간투자의 후순위 보강과 마중물 역할을 맡는다.
결국 산은이 관리해야 할 부담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산은 본체에서 직접 취급하는 대출·투자는 자체 자본관리와 연결된다. 첨단전략산업기금에서 집행되는 자금은 별도 회계로 관리한다. 대신 산은은 기금 운용을 위한 출연 부담을 일부 진다.
이 구조는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설계하면서 산은 한 곳의 대차대조표에 모든 정책금융을 얹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대규모 전략산업 지원은 별도 기금을 활용하고 민간자금을 끌어들이되 산은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운용과 자금지원의 중심을 맡는 방식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올해 지원 목표 30조원 가운데 이미 절반 이상을 승인했다. 지난달에는 원익로보틱스와 CJ포디플렉스 지분투자, 두산테스나와 LG에너지솔루션 등에 대한 저리대출을 추가로 승인했다. 지원 속도가 빨라진 만큼 앞으로는 승인 규모뿐 아니라 투자성과와 회수, 손실관리도 함께 봐야 한다.
박상진 체제의 과제도 여기에 있다.
산업은행은 생산적금융 여신을 확대하는 동시에 국민성장펀드 운용기관 역할까지 맡았다. 정책금융 규모가 커질수록 산은 본체에서 부담하는 자산과 별도 기금에서 움직이는 자금을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
산은의 성적표를 단순한 공급액으로 평가하기 어려워진 이유다. 자체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는지, 별도 기금을 통해 민간자금을 얼마나 끌어들였는지, 출연 비용과 정책금융의 위험을 어떻게 관리했는지가 함께 평가돼야 한다.
정책금융의 덩치보다 자본이 어디에서 나가고 위험이 어디에 남는지를 봐야 한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