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美 연방정부 예산안 합의 불발...'셧다운' 카운트다운

임시예산안 공화 강경파 반대로 부결...민주당안 통과 난망
연방정부 기능 일시 마비 불가피...극적 합의 가능성 남아
옐런 재무장관 "핵심기능 마비...경제와 가계 큰 피해" 경고

김태관

8timemin@hanmail.net | 2023-09-30 14:47:22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만약 셧다운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경제와 가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가할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세계 최강국 미국 연방정부가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새 회계년도 시작을 하루 앞둔 29일(현지시간)까지도 예산안 처리가 난항을 거듭하며 초유위 미 연방정부의 폐쇄돼 일시적 업무정지, 즉 셧다운이 초읽기에 들어간 때문이다.


공화당 지도부가 제안한 한 달짜리 임시 예산안도 이날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임시 예산안은 다음달 31일까지 정부 재정을 임시로 충당하는 법안이었다.


CNBC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야당인 공화당 지도부가 제안한 임시예산안이 공화당 강경파 하원의원 20여명과 집권당인 민주당의 반대로 찬성 198 대 반대 232로 부결됐다.


케빈 매카시(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의장은 10월1일부터 시작하는 2024회계연도 예산안의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 개별 정부 부처 재정지출을 가능하게 하는 임시 예산안을 추진했지만 결국 자당 강경파의 반란표에 막혔다.


이제 정부여당이 민주당 강경파들과 연합해 만든 임시 예산안으로 30일 상원 표결을 통과하느냐가 한가닥 희망이다. 이 마저 부결된다면, 미국 연방정부의 기능은 당분간 전면 마비될 전망이다.

◇ 민주당, 자체 예산안 통과 주력...30일 표결 결과 주목

매카시 의장은 공화당내 강경파를 설득하기 위해 국방, 보훈, 국토 안보, 재난 구호 등 일부 기능을 제외한 정부지출을 약 30% 삭감하고,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마련했지만, 강경파는 충분하지 않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공화당의 임시예산안이 이날 하원을 통과했다 해서 사정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이를 반대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거부권 행사 뜻을 분명히했기 때문이다.

 

▲케빈 매카시(공화·캘리포니아) 미국 하원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미 연방정부 셧다운을 경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민주당은 지난 5우러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이 합의한 지출 총액보다 예산을 더 줄여 각종 복지 프로그램을 삭감했다는 이유 등으로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이애떠러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연합해 만든 자체 임시예산안 통과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표 임시 예산안은 지난 28일 상원을 무난히 통과, 30일(현지시간) 하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상원과 달리 하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합세했다고 해도 정부와 여당의 임시 예산안이 하원 문턱을 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 정부예산안 처리의 데드라인(30일)이 하루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민주당과 공화당의 치열한 신경전 속애서 난국을 타개할 타협점을 찾지 못하며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 연방정부의 업무가 전면 중된다는 셧다운 사태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막판에 극적 타협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 백악관 "美 GDP 01~02% 감소" 공화당 지도부 맹공

그러나, 정부 예산안의 30% 이상 대폭 삭감을 고집하고 있는 공화당 제안을 민주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아 셧다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백악관은 공화당 지도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메카시의 야당이 정치적 타협이 없이 벼랑 끝 전술로 일관하며 현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연방정부의 기능이 마비되는 셧다운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예산안 통과의 데드라인(30일)을 하루 앞두고 셧다운 여부는 미국 의회의 손에 달려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샬란다 영 국장은 "공화당 지도부가 '극장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전제하며 "백악관은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올바른 일을 하도록 하기 위해 애원하고, 빌고, 모욕을 감수하는 등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새로운 회계년도 시작을 하루 앞두고 의회가 끝내 합의에 실패할 경우 당장 내달 1일 0시 이후부터 필수 업무를 하는 공무원은 무급으로 일하고 나머지 공무원은 무급 휴직에 들어가면서 정부 기능이 일부 정지된다.


200만명에 달하는 미군을 포함해 공직자들은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 항공 운항에 필요한 관제사와 공항 보안 검색 직원 등도 무급으로 일하지만,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운항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와이 산불 피해자 지원 등 정부의 지원프로그램도 제 기능을 못 할 것이라고 미국 정부는 경고하고 있다.


국립공원은 2018년 셧다운 때 각종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에서도 관람객 방문을 허용했지만, 이번에는 대부분 문을 닫기로 했다. 샬란다 영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셧다운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1∼0.2%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려 260억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만약 이번에 셧다운이 발생하면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당시 셧다운은 한달 넘게 이어지면서 약 80만명의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두 달이나 월급을 받지 못했다.

◇ 증시 혼조세 속 약보합 마감...물가지표 호조에 안도

재닛 옐런 미국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너 항구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셧다운 발생 시 정부 핵심 기능이 마비돼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미국 가계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옐런은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향해 "위험하고 불필요한 셧다운을 막기 위해 일을 하라"고 촉구하며 "셧다운은 농부·중소기업 상대 대출부터 식품·근로 현장 안전 검사, 어린이를 위한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저소득층 어린이 조기교육 지원사업)까지 많은 핵심 정부 기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물가지표가 호조세를 보였다는 소식에도 불구, 셧다운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날 뉴욕증시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거래소 트레이더들은 이날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옐런은 이어 "공화당의원들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데 실패하면 미국 가계에 피해를 입히고 우리가 현재 이루고 있는 진전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경제적 역풍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혼조세로 마감했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둔화했다는 호재가 나왔으나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에 투심이 흔들렸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7%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27% 떨어졌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14% 상승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연방정부의 셧다운 위험을 주시하면서도 이날 발표된 8월 근원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가 예상보다 둔화했다는 소식에 안도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8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1% 올라 시장의 예상치인 0.2% 상승을 밑돌았다.


근원 물가가 지속해서 둔화하는 것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금리는 물가 지표 발표 직후 4.51%까지 하락했다.


한편 앞서 무디스가 셧다운 발생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무디스는 3대 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의 신용등급을 가장 높은 Aaa로 부여하고 있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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