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은 유가를 흔들고, AI는 공장을 돌렸다
미·이란 협상 난항에 원유시장 재불안…AI 수요는 아시아 제조업 방어, EU는 대미 관세 완화·중국발 직구 규제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2026-07-01 14:46:23
7월 첫날 세계 경제의 방향은 세 갈래로 갈렸다. 중동에서는 미·이란 협상 난항으로 유가 불안이 다시 커졌고, 아시아에서는 인공지능(AI) 수요가 제조업 경기를 떠받쳤다. 유럽연합(EU)은 미국산 제품에는 문을 낮추고, 중국발 저가 전자상거래에는 장벽을 세웠다. 에너지, 제조업, 통상 질서가 동시에 움직인 하루였다.
가장 민감한 변수는 원유였다. 로이터는 1일 “미·이란 평화 논의 결렬 우려로 유가가 올랐다(Oil prices rose amid concerns over a breakdown in Iran-U.S. peace talks)”고 보도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3달러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9달러대에서 움직였다.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일부 재개됐지만 공급망 불안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중동 리스크는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이다. 원유 도입단가가 오르면 정유·석유화학·항공·해운업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 물류비와 수입물가에도 영향을 준다. 반대로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 운항이 확인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일부 완화될 수 있다. 현재 시장은 전면 충돌보다 협상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 제조업에는 AI가 버팀목이 됐다. 로이터는 이날 “글로벌 AI 물결이 아시아 공장을 다시 가동시켰다(Global AI wave revs up Asian factories)”고 분석했다. 반도체, 데이터센터, 컴퓨터 관련 수요가 중국·일본·한국 제조업을 지지했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6월 민간 제조업 PMI는 51.7로 7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유지했고, 일본과 한국도 AI 관련 수요의 효과를 받았다.
한국에는 이 대목이 중요하다. AI 투자는 결국 반도체, 서버, 전력기기, 데이터센터 장비 수요로 이어진다. 로이터는 한국의 6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70.9% 증가했고, 반도체 수출은 199.5% 늘었다고 전했다. “AI 투자 붐이 반도체 부문을 밀어 올렸다(AI investment boom boosted the semiconductor sector)”는 분석이다.
다만 AI 호황이 모든 위험을 덮는 것은 아니다. 중동발 물류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은 제조업 비용을 자극할 수 있다. 중국 제조업도 확장세를 이어갔지만 수출 신규 주문은 약해졌다. AI 수요가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 세계 수요가 고르게 살아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통상 질서도 바뀌고 있다. EU는 1일부터 미국과 체결한 무역합의의 유럽 측 조치를 시행한다. 로이터는 “EU가 다수의 미국산 공산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없앤다(remove import duties on many U.S. industrial goods)”고 전했다. 미국산 농산물 우대 접근과 미국산 랍스터 무관세 연장도 포함됐다. 적용 기간은 2029년 말까지다.
동시에 EU는 중국발 저가 직구에는 규제를 강화했다. EU는 1일부터 150유로 이하 저가 전자상거래 수입품에 품목당 3유로의 임시 관세를 부과한다. 로이터는 이를 “쉬인·테무·알리익스프레스에 타격을 주는 조치(blow to Shein, Temu, AliExpress)”라고 표현했다. EU 집행위도 “150유로 이하 저가 화물에 품목당 3유로 임시 관세를 적용한다(apply a temporary €3 customs duty per item on low-value consignments)”고 밝혔다.
이는 한국 유통업계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미국에 이어 EU까지 초저가 직구 플랫폼에 장벽을 세우면서, 한국에서도 해외 직구 안전성, 플랫폼 책임, 관세 형평성 논의가 다시 커질 수 있다. 알리·테무·쉬인식 저가 공세가 각국의 통상·소비자보호 규제와 충돌하는 흐름이다.
결국 7월 첫 국제경제 뉴스의 핵심은 불확실성과 방어력이다. 중동은 유가를 흔들고, AI는 아시아 제조업을 지탱했다. EU는 미국과는 관세 긴장을 낮추면서 중국발 저가 상품에는 빗장을 걸었다. 한국 경제 입장에서는 기회와 부담이 동시에 열린다. 반도체와 AI 밸류체인에는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과 통상 장벽은 다시 비용 요인으로 돌아오고 있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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