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시스템반도체가 아킬레스건?...韓반도체 경쟁력 6개국중 5위
메모리 초강세에도 불구, 시스템 반도체 열세로 중국 대만 등에 밀려
파운더리와 팹리스 교류 활성화 등 비메모리부문 정책적 지원 절실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2-11-03 14:36:53
대한민국이 반도체 강국이 아니라, 메모리 강국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 시장의 점유율은 높지만 반도체산업 전체의 종합 경쟁력을 따져보면 주요 반도체국가 중에서 여전히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쌍포가 이끄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선 한국은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국이다.
하지만, 시스템 반도체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삼성과 하이닉스가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K반도체'의 최대 약점이다. 마치 아킬레스건과 같다.
3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간한 '반도체 산업의 가치사슬별 경쟁력 진단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메모리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모두 경쟁 열위에 놓이며 종합 경쟁력면에서 6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만 강한 '반쪽짜리' 반도체강국 그쳐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만큼은 탁월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체 반도체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며 높은 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반도체에 발목이 잡혀 종합 5위의 반쪽짜리 반도체강국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글로벌 반도체 종합 경쟁력은 미국이 100점 만저에 96점으로 가장 높다. 선두 미국의 뒤를 대만(79), 일본(78), 중국(74), 한국(71), 유럽연합(66) 순이다.
반도체 강국이자 '반도체 초격차'를 산업 정책의 주된 목표로 설정한 정부 입장에선 충격적인 결과다. 특히 비메모리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과 대만은 그렇다치더라도 일본과 중국에까지 밀린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로 읽힌다.
중국은 '반도체굴기'로 불리는 대대적인 반도체산업 육성정책에 따라 메모리, 비메모리 할 것없이 정부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가하고 있는 탓에 반도체 종합경쟁력면에서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일본 역시 전체적인 시장점유율이 낮고 특별한 강세를 보이는 분야는 없으나, 메모리에서부터 시스템반도체에 이르기까 원천기술의 국제경쟁력이 뛰어난 점이 종합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원천기술 강국 일본, '반도체굴기' 중국 주목
국가별 경쟁력을 보면, 미국은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거의 만점에 가까운 99점으로 1위를 독주하고 있고 마이크론으로 대변되는 메모리반도체(91) 등 전부문에서 골고루 높은 경쟁력을 나타내며 종합1위에 올랐다.
대만은 비록 메모리반도체에서 최하위권(69)이지만, 시스템 반도체(85)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종합2위로 나타났다.
대만은 특히 TSMC가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에서 세계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고,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 강세를 바탕으로 종합경쟁력 면에서 한국과 적지않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상대적으로 경쟁 열위에 있는 시스템반도체 부문을 적극 육성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시스템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분야에서는 수요 분야와 연계된 연구개발(R&D) 추진과 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한 시장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국내 파운드리 기업과 팹리스 기업 간 교류 활성화를 통한 시너지효과 창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장비·소재 등 이른바 소부장 분야의 국산화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반도체 기업들의 상생·협력을 통한 글로벌 장비·소재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중기벤처부 시스템반도체 스타트업 발굴 나서
이와관련, 중소벤처기업부가 시스템반도체를 필두로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로봇 등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10개 분야에서 스타트업 1000개사를 선정, 5년간 민관 공동으로 2조원을 투입키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이같은 내용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달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의 후속 조치로 내놓은 것으로 향후 시스템반도체 저변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일 ‘최근 반도체장비 교역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장비 자립율이 20% 수준에 불과하고 장비 수입의 77.5%를 일본, 미국, 네덜란드 등 3개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칩4 동맹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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