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금융상품 자산 100조 돌파…증가분 절반은 퇴직연금
리테일 금융상품 예탁자산 101조5000억원…1년 새 20조5000억원 증가
퇴직연금 28조1000억원으로 확대…전체 증가액의 52.7% 차지
랩어카운트는 판매수익 견인…발행어음까지 WM 상품군 확대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9-17 14:44:57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의 리테일 금융상품 자산 증가분 가운데 절반 이상을 퇴직연금이 차지했다. 금융상품 자산이 1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앞으로는 퇴직연금의 순유입과 고객 유지력이 자산관리(WM) 성장성을 가를 핵심 지표로 떠올랐다.
17일 토요경제가 삼성증권의 올해 2분기 실적자료를 분석한 결과, 리테일 금융상품 예탁자산은 101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조5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 예탁자산은 17조3000억원에서 28조1000억원으로 10조8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금융상품 자산 증가액의 52.7%를 퇴직연금이 만든 셈이다.
퇴직연금은 삼성증권의 금융상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분기 말 채권은 20조4000억원, 펀드 16조6000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 10조5000억원, 신탁 9조9000억원, 랩어카운트 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퇴직연금 확대는 삼성증권이 장기 고객자산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퇴직연금은 고객이 계좌를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증권사가 펀드·ETF·채권 등 다른 금융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퇴직연금 잔액 증가분을 모두 신규 자금 유입으로 볼 수는 없다.
퇴직연금 자산에는 신규 납입과 타 금융회사에서 넘어온 계좌뿐 아니라 계좌에 담긴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평가액 변동도 반영된다. 삼성증권이 공개한 자료만으로는 10조8000억원 가운데 순유입액과 시장가격 상승 효과를 구분하기 어렵다.
따라서 퇴직연금 성장의 질을 판단하려면 잔액보다 순유입 규모를 함께 봐야 한다. 고객이 다른 금융회사에서 얼마나 이동해 왔는지, 기존 고객의 추가 납입이 얼마나 늘었는지, 시장 상승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가 핵심이다.
금융상품 자산 확대와 함께 판매수익도 늘었다.
삼성증권의 2분기 금융상품 판매수익은 1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355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다만 수익 증가를 이끈 상품은 퇴직연금이 아니라 랩어카운트였다.
2분기 랩어카운트 순수수료는 495억원으로 전체 금융상품 판매수익의 42.9%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3억원 늘었다.
이는 삼성증권 WM 사업에서 자산 외형을 키우는 상품과 단기 수익을 만드는 상품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퇴직연금은 고객자산을 늘리고 장기 관계를 확보하는 역할을 하는 반면 랩어카운트는 운용·관리 수수료를 통해 당기 수익에 상대적으로 직접 기여한다.
앞으로 삼성증권이 확인해야 할 지표도 달라진다. 퇴직연금 잔액 자체보다 순유입과 고객 유지율, 계좌당 자산 증가가 중요하다. 증시가 하락하면 투자상품 평가액이 줄 수 있고 금융회사 간 퇴직연금 계좌 이전 경쟁도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100조원이 넘는 금융상품 고객자산을 확보한 상황에서 발행어음이 기존 고객 자산의 이동에 그칠지 외부 자금을 추가로 끌어오는 상품이 될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삼성증권의 금융상품 자산 100조원 돌파에서 중요한 숫자는 전체 규모보다 증가분의 구성이다. 지난 1년간 늘어난 자산의 절반 이상을 퇴직연금이 차지했다. 앞으로는 이 자산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고 추가 유입으로 연결하느냐가 삼성증권 WM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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