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3년2개월 만에 금리 인상…韓 경제 ‘원화·조달금리·산업비용’ 압박

기준금리 3.75~4.00%로 0.25%P 인상·연내 추가 인상 시사…달러 7주 최고, 원·달러 장중 1382원대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2026-09-17 14:35:12

▲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연내 추가 인상까지 예고하면서 한국경제가 다시 강달러와 고금리 환경에 들어섰다. 17일 오후 시장의 관심은 이번 0.25%포인트 인상 자체보다 미국의 긴축이 한 차례 더 이어질지에 쏠린다. 원화와 국내 시장금리, 기업 자금조달 비용뿐 아니라 유가 100달러대와 맞물린 수입물가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Fed는 전날 오후 2시(미 동부시간·한국시간 17일 오전 3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2023년 7월 이후 첫 인상이다. 표결은 12대0 만장일치였다. Fed는 성명에서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Inflation remains elevated)”라며 “오늘의 정책 조치는 물가가 2% 목표로 더 신속히 돌아가는 것을 지원할 것(Today's policy action will support a timelier return to the Committee's 2 percent goal)”이라고 밝혔다.

한 차례 인상으로 끝날 가능성도 낮아졌다. 로이터는 전날 뉴욕발 기사(현지시간 오후 2시15분께·한국시간 17일 오전)에서 18명의 Fed 정책결정자 가운데 16명이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의 추가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고 전했다. 연말 정책금리 전망의 중심은 4.00~4.25%로 올라왔다. 마이클 개픈 모건스탠리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점도표는 올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보여준다(the dot plot showed a median of one additional hike this year)”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16일(미 현지시간) 이번 결정을 “3년 만의 첫 금리 인상(first rate hike in three years)”이라고 전하며 에너지 충격과 AI 투자 급증이 미국의 물가 전망을 바꿨다고 분석했다. 케빈 워시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조치는 우리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보고 있음을 보여주기 시작한다(Today's action starts to show that we're serious about this)”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인상보다 ‘다음 인상’에 반응했다. 로이터는 17일 시드니발 기사(오전 2시5분 UTC·한국시간 오전 11시5분)에서 달러지수가 100.33으로 올라 7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4.71%대로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브렌트유는 이날 0.7% 내려 배럴당 105.05달러였지만 여전히 100달러를 웃돌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엔화뿐 아니라 원화와 인도 루피 등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FT는 특히 100달러를 웃도는 유가와 강달러가 에너지 수입국인 아시아 경제에 추가 부담을 준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는 환율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장중 달러당 1382.1원까지 올랐다. 이는 1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원화가 늘었다는 뜻으로, 원화 가치가 약해진 것이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 1368.6원과 비교하면 달러 강세가 빠르게 반영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3.00%다. Fed 금리가 3.75~4.00%로 올라가면서 상단 기준 한미 금리 차는 1.00%포인트로 벌어졌다. 금리 차만으로 자금 흐름이 결정되지는 않지만, 강달러와 고유가가 동시에 이어지면 한국은행이 원화와 물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두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3.00%로 높였지만, 지난 15일 공개된 의사록에서는 추가 긴축의 속도를 두고 내부 이견도 확인됐다.

산업별 영향은 엇갈린다. 원화 약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대차·기아, 조선사처럼 달러 매출 비중이 큰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실적 측면에서 일부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원유·LNG·원재료를 달러로 수입하는 항공·해운·석유화학·철강·유통업에는 비용 부담을 높인다. 미국 금리가 더 오르면 글로벌 채권금리와 기업 회사채 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생겨 건설·부동산, 중소기업, 대규모 설비투자 업종의 금융비용이 커질 수 있다.

국내 금융시장 반응은 아직 충격보다 경계에 가깝다. 코스피는 이날 상승 출발했지만 외국인은 오전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정부와 한국은행,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이 상당 부분 시장에 선반영돼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Fed가 한 차례 더 움직일 경우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이번 Fed 결정의 핵심은 0.25%포인트가 아니다. 금리 인하를 기대하던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추가 긴축’ 가능성을 가격에 넣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국경제는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강달러와 고유가, 높은 시장금리가 동시에 길어지면 내수와 기업 투자에는 부담이 커진다. 한국은행의 다음 선택도 미국이 어디까지 올리느냐보다 원화·물가·가계부채가 그 충격을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달려 있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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