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ALB생명 품었지만... 금융당국 승인은 여전히 불확실
동양‧ALB생명 1.5조원에 동시 인수… 숙원인 종합금융 포트폴리오 완성
최종 인수까지는 금융당국 승인 남아… 부정대출 의혹 관련 제재 변수
손규미
skm@sateconomy.co.kr | 2024-08-28 14:33:43
[토요경제 손규미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을 승인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인수로 보험업에 10년만에 다시 진출한 우리금융은 부족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고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다만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최종 확정짓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 결과가 남아있는데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큰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어 인수 완주까지는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인수 지분과 가격은 동양생명 75.34% 1조2840억원, ABL생명 100% 2654억원이며 총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이다. 인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실사 기준일인 올해 3월 말 기준 각각 0.65배, 0.30배 수준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증권, 보험 등 비은행부문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본래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던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매물로 나오자 노선을 급선회했다.
올해 5월부터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간 우리금융은 지난 6월 MOU를 체결해 독점적 협상 지위를 확보했다. 이후 2개월간의 실사과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산정하고 다자보험측과 헙상을 거쳐 28일 SPA를 체결했다.
이로 인해 우리금융은 그동안 숙원이었던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게 됐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국내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증권사, 보험사가 없어 빈약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늘 약점으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인수한 한국포스증권에 이어 중위권 보험사인 동양·ABL생명까지 품는데 성공하면서 우리금융의 고민이었던 은행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타 금융지주와의 경쟁구도에서도 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보험업권에서의 지각 변동도 예상된다. 동양생명은 국내 22개 생보사 중 수입보험료 기준 6위로 지난해 총자산 33조원, 당기순이익 3000억원 규모를 시현하는 등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다.
ABL생명은 업계 9위의 중형 보험사로 총자산 17조원, 당기순이익 800억원 규모로 자산운용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보험사가 합병할 시 합산 50조원 규모의 생보사가 출범하게 된다. 이는 삼성생명과 교보·한화·신한라이프·NH농협생명에 이어 여섯 번째로 큰 규모로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단번에 ‘톱5’ 수준의 생보사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향후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넓은 지점망을 활용해 방카슈랑스 채널 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생명은 비 금융지주 계열임에도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보장성 보험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어 수수료 수익 확대를 노리고 있는 우리은행과의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우리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IT 인프라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상품개발과 고객서비스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이같은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최종 인수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즉 인허가 절차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 금융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융사가 다른 금융사의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선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 등의 제재 이력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으로 인해 금융당국이 강도높은 제재를 예고하고 있어 보험사 인수 과정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금융지주회사법 제57조에 따르면 금융위는 금융지주 경영의 건전성을 해할 우려가 인정되거나 금융지주가 자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자회사가 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게 할 경우 금융지주에 주의·경고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이번 부당대출 의혹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실현될 경우 그 수위에 따라 우리금융은 대주주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SPA 체결은 보험사 인수를 위해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며 “최종 인수까지는 금융당국의 승인 등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심사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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