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그룹, 이자장사로 ‘실적 잔치’… 역대 최대 순이익 경신

KB·신한 역대 최대 3분기 누적 실적… 하나도 역대급 순익 전망
대출 증가로 수익성 악화 상쇄… 정부 대출억제 정책도 수익 방어 일조

손규미

skm@sateconomy.co.kr | 2024-10-28 14:33:45

▲ 4대 금융지주. <사진=각 사>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금리하락기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자마진이 줄어들었으나 영끌 수요가 몰리면서 가계·기업대출이 불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정책으로 대출금리를 올린 것도 금융지주들의 수익 방어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누적 순이익은 설립 이래 최대 기록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4조 3953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규모다. 3분기 순이익(1조 6140억원)도 작년 3분기(1조 3689억원)보다 17.9% 늘었다. 같은 분기 기준으로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동 기간 신한금융은 3조 9856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 8183억원)보다 4.4% 증가했다. 역대 최대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지난 2022년 3분기(4조 3154억원)보다 적은 기록이지만, 당시 증권사 사옥 매각액(3220억원)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던 점을 감안하면, 경상적 이익 측면에서 최대 기록이다. 여기에 지난 8월 발생한 신한투자증권의 파생상품 거래 손실 1357억원이 반영됐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기존 순이익 기록을 큰 폭으로 넘어선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2조6591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2조4382억원)보다 9.1% 늘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을 3분기 만에 초과 달성했다. 이는 역대 최대인 2022년 3분기 누적(2조662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하나금융은 오는 29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의 올 3분기 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6.5% 늘어난 1조256억원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배경에는 대출 증가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진다고 알려져 있다. 올해 3분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미리 반영되면서 시장금리가 뚜렷하게 떨어졌다. 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리면서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이 줄어들고 이에따라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진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가 악화되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되레 이익이 급증했다.

이는 가계·기업대출 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 3분기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뛰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열풍이 불어닥쳤고 이로 인해 가계대출 급증세가 발생했다.

7월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또한 금융그룹의 수익성 방어에 큰 도움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시점을 7월에서 9월로 늦춘 뒤 대출이 폭증하자 이를 가라앉히기 위해 대출 옥죄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억제를 위해 일제히 시장금리와는 반대로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이자마진이 더 확대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금리인하기에는 NIM이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의 경우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에 따르기 위해 은행들이 대출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NIM이 어느 정도 방어됐고, 그 영향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sk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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