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본업 이익 922억 늘어…지누스 충격 81% 상쇄

백화점 순매출 8.3% 늘 때 영업익 47.7% 증가
면세점 96억 흑자전환…백화점·면세점 이익 56.4%↑
본업 수익성 높인 뒤 부산·경산·광주 대규모 투자 사이클 진입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 2026-09-07 14:59:18

▲ 현대백화점의 본업 이익 증가 지표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현대백화점의 상반기 연결 실적은 주춤했지만 유통 본업의 이익 체력은 오히려 강해졌다. 백화점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면세점까지 흑자로 돌아서면서 지누스의 대규모 손익 악화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대규모 신규점 투자를 앞두고 기존 유통사업의 수익성이 먼저 높아졌다는 점이 상반기 재무에서 눈에 띈다.

7일 토요경제 재무분석실이 현대백화점의 2026년 2분기 IR자료와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백화점 부문의 상반기 순매출은 1조276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791억원보다 8.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66억원에서 2460억원으로 47.7% 늘었다.

매출보다 이익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다. 순매출은 973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 증가액은 794억원에 달했다. 순매출 대비 영업이익을 단순 계산한 수익성도 지난해 상반기 14.1%에서 올해 19.3%로 5.2%포인트 높아졌다.

특정 분기의 일회성 효과만으로 보기 어렵다. 1분기 백화점 순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35억원 증가한 6325억원, 영업이익은 386억원 늘어난 1358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순매출이 537억원 증가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407억원 늘었다. 두 분기 연속 매출 증가를 웃도는 이익 개선이 이어졌다.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고객 증가와 패션·럭셔리·가전 등 주요 상품군 판매 호조를 실적 개선 배경으로 제시했다.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백화점 본업의 영업레버리지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면세점도 이익축으로 돌아섰다.

현대면세점은 지난해 상반기 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손익이 128억원 개선됐다. 2분기만 보면 지난해 13억원 적자에서 올해 6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 4월 인천공항 DF2 영업을 시작한 뒤 공항점 매출이 확대되고 시내점 수익성도 개선됐다. 인천공항 사업 확대에 따라 구매 규모가 커질 경우 상품 조달 경쟁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백화점과 면세점을 합치면 본업의 변화가 더 분명해진다. 두 사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해 상반기 1634억원에서 올해 2556억원으로 922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56.4%다.

반면 지누스는 지난해 상반기 566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올해 568억원의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1년 사이 영업손익이 1134억원 악화됐다.

이 여파로 현대백화점의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1993억원에서 1781억원으로 10.7% 감소했다. 그러나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늘어난 영업이익 922억원은 지누스 손익 악화분 1134억원의 81.3%에 해당한다. 사업부별 손익 증가액을 단순 비교한 수치지만 지누스 충격에도 연결 영업이익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배경을 보여준다.

상반기 실적의 의미는 앞으로의 투자계획과 연결하면 더 커진다.

현대백화점은 2027년 하반기 부산, 2028년 하반기 경산 현대프리미엄아울렛, 2029년 더현대 광주를 순차적으로 열 계획이다. 회사가 제시한 예상 투자비는 부산 약 9000억원, 경산 약 4000억원, 광주 약 1조5000억원으로 합계 약 2조8000억원이다.

향후 3년간 대규모 투자 사이클에 들어가기 전에 기존 백화점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신규점 투자는 초기 현금 유출과 감가상각 부담을 동반하기 때문에 기존 사업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현금을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실제 투자재원을 내부 현금으로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는지는 향후 영업현금흐름과 차입금 추이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국내 신규점과 다른 방식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7월 도쿄 오모테산도에 더현대 글로벌 첫 플래그십을 열었다. 대형 백화점을 직접 건설하는 대신 현지 상업시설을 활용하고 K패션 브랜드 발굴과 MD·공간기획·운영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회사에 따르면 오모테산도점의 개점 초기 매출은 자체 목표를 30% 이상 웃돌았다. 현대백화점은 일본에 이어 대만·홍콩 등으로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대규모 점포 투자, 해외에서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플랫폼형 확장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주주환원도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보유 자기주식 106만3901주를 소각하고 23만2460주를 추가 매입했다. 중간배당은 주당 500원으로 결정했으며 회사는 2027년까지 연간 배당 지급액을 500억원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의 다음 실적은 지누스 회복 속도에 달렸다. 백화점과 면세점이 지금의 이익 체력을 유지한 채 지누스 적자까지 줄면 상반기에 가려졌던 본업 개선 효과가 연결 실적에 본격 반영될 수 있다. 대규모 신규점 투자와 해외 확장을 앞두고 먼저 수익 기반을 키웠다는 점이 올해 상반기의 가장 큰 변화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