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SM주식 '공개매수' 선언 카카오...김범수의 승부수 통할까

SM 지분 35% 확보 목표, 1조2500억 투입...하이브와 전면전 선포
하이브 공개매수 실패에 승산 판단한듯...주가 상승이 최대 변수
카카오 '올인'에 하이브 대응 주목...31일 주총 표싸움 접전 예고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3-03-07 14:31:55

▲국내 최대의 빅테크기업 카카오그룹이 SM주식 공개매수에 착수하며 하이브에 전면전을 선언했다. 사진은 카카오의 판교아치트 전경. <사진=연합뉴스제공>

 

이제부터 전면전이다. 카카오그룹이 SM엔터테인먼트 유상증자 및 CB 인수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자 장고 끝에 7일 SM주식의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겠다고 선언했다.


신주와 CB(전환사채)을 섞어 9.05% 지분을 확보하려던 당초 계획이 무산되자 SM 구주 35%를 공개매수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꿔 하이브측을 향해 반격의 포문을 연 것이다.


카카오가 목표 지분 35%를 확보하는데는 무려 1조2500억원이 투입된다. 하이브와의 인수 경쟁으로 주가가 껑충 뛴 탓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미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실상 SM 인수에 올인한 것이다. 과거 한게임, 네이버, 카카오 등에서 감각적인 결단력으로 상황을 역전시켰던 김범수의 또다른 승부수로 읽힌다.


이제 당황해 하는 쪽은 하이브다. 사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이후 카카오가 공개매수로 반격에 나설 나설 것으로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나 막상 현실로 드러나자 자신들의 의도대로 SM인수전이 마무리될 확률은 매우 희박해졌다.

▶ 공개매수 성공시 약 40% 지분 확보 '절대적 우위'

카카오는 7일 "SM-카카오-카카오엔터 3자간 사업 협력 및 중장기 방향성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SM과의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공개매수를 공식 발표했다. 사실상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다.


지난달 27일 하이브의 파상공세에 의해 3자간 사업협력 계약유지가 흔들리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지 꼭 8일만에 '공개매수'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카카오는 즉시 7일부터 오는 26일까지 20일간 SM 주주를 대상으로 833만3641주를 공개매수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전체 SM지분의 35%에 해당한다. 매수가격은 주당 15만원, 총 1조2500여억원을 베팅하는 큰 판이다.


실탄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카카오엔터가 사우디 국부펀드로부터 1조원대의 펀딩에 성공한데다, 대그룹으로 성장한 카카오그룹은 막강한 자본 동원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가 아무리 굴지의 대형 엔터기업이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풍부하다해도, 자본력에선 카카오그룹엔 크게 못미친다.


카카오그룹은 일단 이번 공개매수 자금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절반씩 부담키로 했다. 카카오엔터가 전부 부담하기엔 인수금액이 너무 큰데다, SM 경영권 장악에 성공한다면 향후 SM의 추가 자본 확충을 위해 카카오엔터의 여유자본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만약 카카오그룹이 계획대로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한다면, SM 지분의 약 40% 가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공개매수로 카카오 지분이 3.28%에서 20.78%, 카카오엔터가 1.63%에서 19.13%로 각각 급증하기 때문이다.


반면 하이브가 현재까지 확보한 지분은 20%가 안된다. 이수만 전총괄프로듀서로부터 인수한 14.8%와 풋옵션 3.65%, 공개매수로 확보한 1% 등을 모두 합쳐 19.43% 불과하다. 

 

하이브가 더 이상의 지분 확보를 못한다는 가정하에 카카오는 공개매수만으로 하이브와 지분 격차를 20% 이상으로 벌리겠다는 심산이다.

▶꿈틀대는 주가에 "하이브 전철 밟을라" 우려

카카오가 1조원이 훌쩍 넘는 '뭉칫돈'을 투입해 SM인수전에 본격 참전을 선언했지만 리스크는 작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도 주가가 변수다. 주주 입장에선 주식 시세가 공개매수 기준가를 훨씬 웃돈다면, 장내 매각하면 그만이다. 굳이 카카오에 넘길 이유가 없다.


카카오가 7일 오전 공개매수가를 15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발표하자 SM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시8분 현재 SM주식은 전일 대비 14.45% 급등한 14만8900원에 거래중이다. 하루만에 카카오 공개매수가에 근접한 것이다.


만약 카카오의 공격적 공개매수 전략에 자극받은 하이브가 더 높은 가격에 공개매수에 나서겠다고 할 개연성이 충분한 상황에서 주가가 카카오의 매수 가격을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SM주주들은 마치 '꽃놀이패'를 쥔 듯, 사태를 관망하며 주가 흐름을 예의주시할 것이 자명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SM주가가 15만원을 돌파하는 순간부터 카카오의 공개매수 전략이 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로 보고 있다. 추가 상승기대감이 높아져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같은 현상은 하이브에 의해 이미 검증됐다.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시도한 하이브는 주가 상승으로 참패의 쓴맛을 봤다. 하이브측 공시자료에 따르면 공개매수로 사들인 SM주식은 고작 1%다. 그나마도 매입주식의 거의 대부분이 효성 계열 갤럭시아에스엠 블록딜 물량이다. 일반 공개매수 주식은 단 4주에 불과하다.


물론 현재의 SM주가가 하이브와 카카오의 인수경쟁에 의한 과도한 오버밸류 상태디. 인수경쟁 판도변화에 따라 갑작스레 급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점에서 하이브와 달리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의외의 성과를 낼 수 있어 보이지만, 역으로 하이브의 전철을 밟을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SM인수가 절박한 카카오의 '마지막 카드'

카카오가 만약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로 보이는 이번 공개매수에서 참패한다면, SM 인수 계획은 완전히 물건너갈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카카오는 왜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SM 주식 공개매수란 카드를 꺼내 든 것일까. 이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하이브측이 공개매수에서 참패, 카카오측으로서도 충분히 해볼만한 게임이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공개매수 후 하이브의 SM지분이 20%도 안되는 상황이다. 카카오가 최종 목표인 35%가 아니더라도 20% 안팎만 확보해도 상대적 우위에 설 수 있다.


여기에 카카오연합의 한 축인 SM 경영진이 주주이익제고란 이유로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고 밝혔다. 여기에 하이브의 공개매수 발표 직후 대량의 SM주식 매입 법인이 카카오의 관계사나 우호 세력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이브 제시가격(12만원)에 비해 25% 비싼 주당 15만원을 공개매수가격으로 제시한 것은 SM 인수가 그만큼 절박감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측은 내심 하이브가 15만원 이상의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재반격하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SM 인수가 간절한 카카오와 달리 하이브로선 굳이 모든 걸 걸고 SM을 인수해야할만한 당위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이브는 이미 BTS를 비롯해 많은 K팝스타들을 대거 보유하며 고수익을 내고 있다. 

 

글로벌 엔터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SM을 인수할 경우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지만, 반대로 역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한다.


SM인수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뛰어들게 한 중요한 이유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카카오는 SM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전제로, 사우디 국부펀드로부터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외자유치에 성공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런만큼 카카오그룹은 이미 SM인수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전제로한 글로벌 비지니스 확장 작업과 카카오그룹이 보유한 AI, 메타버스 등 첨단기술과 플랫폼을 엔터와 접목하기 위한 컨버젼스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룹총수이자 최대주주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글로벌 엔터사업 확정과 글로벌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위해 발벗고 뛰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이브는 정중동...대응책 마련 골몰

카카오가 만에 하나 공개매수에 실패해도 일정 지분 이상을 확보할 경우 일종의 보험 성격을 갖고 있는 것도 공개매수에 나서게된 또다른 이유로 분석된다. 카카오 입장에선 공개매수에 성공, SM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장악하는 게 최선이다.


그러나 카카오가 SM을 결코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점에서, 공개매수를 통해 일정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그 자체가 차선책이 될 수 있다. 카카오나 하이브 양측 모두가 SM경영권의 완전 장악에 따르는 리스크가 워낙 크기에 전략적 제휴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있다. 일종의 적과의 동침 가능성이다. 이 경우 카카오측의 지분이 전혀 없는 것과 일정부분 존재하는 것의 차이는 중요한 키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카카오그룹이 여러가지 속사정을 안고 SM주식 공개매수에 전격 착수함에 따라 하이브측의 대응에 관심이 쏠려있다. 업계에선 하이브측이 카카오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공개매수를 다시 뛰어들 가능성은 완전 배제하긴 어렵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대신에 하이브는 우호 지분 확보에 보다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카카오의 지분확보에 상관없이 주총 표대결에 승리하며 경영권을 잡는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오는 31일 SM 주총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이사진 선임을 위해 의결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하이브측은 카카오의 공개매수 천명 이후 이렇다할 반응이나 입장을 내지 않고 정중동하며 대응 전략 마련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국민메신저 '카카오톡' 등 독보적인 플랫폼이 즐비한 국내 최대의 빅테크기업 카카오냐, 아니면 BTS 등 월드 K팝스타를 대거 거느리고 있는 거대 엔터테인먼트기업 하이브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SM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는 카카오의 하이브의 SM 인수전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결과가 궁금하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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