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상반기 AI·반도체 관련 매출 비중 82%
2분기 연결 5336억 흑자에도 별도는 2121억 적자
SK에코엔지니어링 흡수합병…연결 외형보다 수익성 개선 관건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10-08 14:28:08

▲ [SK에코플랜트]SK에코플랜트의 사업 중심은 이미 건설에서 AI·반도체로 옮겨갔다. 12월 SK에코엔지니어링 합병을 앞두고 다음 과제는 커진 외형을 본체의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8일 SK에코플랜트의 재무자료와 회사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 영업이익은 1조4650억원이다. 2분기에만 매출 5조1507억원, 영업이익 5336억원을 기록했다.

사업구조 변화는 매출 구성에서 확인된다. 2분기 기준 반도체 모듈 제조·재활용 등을 담당하는 에셋 라이프사이클이 매출의 약 45%, 반도체 제조시설과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하이테크가 33%, 반도체 가스·소재가 4%를 차지했다.

주택·건축과 인프라, 에너지 사업 등이 포함된 솔루션 비중은 18%까지 낮아졌다. 반도체와 AI 관련 사업을 넓게 묶으면 전체 매출의 약 82%다.

외형만 놓고 보면 전환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그러나 이익구조까지 완전히 바뀌었다고 평가하기에는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5336억원이었지만 SK에코플랜트 별도 기준으로는 21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국내 일부 주택사업장에서 2000억원이 넘는 미분양 관련 일회성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반도체·소재 자회사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연결 실적을 끌어올리는 동안 기존 건설 본체에는 주택사업의 원가와 손실 부담이 남아 있는 셈이다.

3분기 실적에서 볼 지점도 전체 영업이익 규모보다 이 간극이 얼마나 줄었느냐다. 주택 관련 일회성 부담이 완화되는 가운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등 하이테크 프로젝트가 안정적인 이익을 이어가는지가 중요하다.

일감은 확보돼 있다.

SK증권은 2분기 말 SK에코플랜트의 수주잔액을 약 25조4000억원으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 관련 잔액만 9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청주 M15 프로젝트에 이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 지원시설 등이 향후 하이테크 매출을 이어갈 기반이다.

AI 데이터센터도 다음 축으로 키우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8월 분산돼 있던 사업·기술·EPC 조직을 모아 AI 데이터센터 사업단을 신설했다.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밀도와 시스템 복잡도가 높은 AI 데이터센터의 기계·전기·배관 설계와 시공 역량을 한 조직에 묶는 구조다.

12월1일 예정된 SK에코엔지니어링 흡수합병도 같은 방향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합병을 최종 승인했다. SK에코엔지니어링이 100% 자회사인 만큼 합병비율은 1대0이며 신주 발행도 없다.

이 점은 이번 합병을 해석할 때 중요하다.

SK에코엔지니어링의 실적은 이미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고 있다. 따라서 회사를 흡수한다고 연결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새로 더해지는 구조는 아니다.

합병의 실질적인 효과는 조직 안에 있다. 별도 법인으로 나뉘어 있던 설계·조달·시공 역량을 SK에코플랜트 안으로 직접 가져와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사업개발부터 엔지니어링, 시공까지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는 것이다.

회사가 합병 목적으로 '경영 효율화와 AI 인프라 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합병 자체가 수익성 개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SK에코엔지니어링 역시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만큼 조직을 합치는 것보다 통합 이후 프로젝트 원가와 인력, 수주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SK에코플랜트의 변화는 이제 '건설회사인가, AI 기업인가'를 따지는 단계를 지났다. 매출의 대부분이 이미 반도체·AI 관련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평가는 더 까다롭다. 반도체 호황과 계열사 편입으로 커진 연결 이익을 지속 가능한 본체 수익성으로 바꿀 수 있느냐다.

3분기는 그 방향을 확인하는 구간이고 12월 SK에코엔지니어링 합병은 실행력을 시험하는 첫 단계다.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숫자로 확인된 만큼 이제 SK에코플랜트가 보여줘야 할 것은 외형의 변화보다 이익의 질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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