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배당 늘렸는데 실체스터 추가 압박…바이오 투자 놓고 이견

배당성향 36.2%로 확대에도 자본 배분 정책 변경 요구
리가켐바이오 추가 투자·중앙일보 인수 시도 문제 제기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 2026-10-26 14:38:05

▲ 오리온의 배당성향 지표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오리온이 주주환원을 확대했는데도 주요 외국인 주주로부터 추가 배당 요구를 받고 있다. 

 

갈등의 핵심은 배당 규모 자체보다 제과사업에서 확보한 자금을 바이오 등 다른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판단 차이에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이승준 대표)의 3대 주주인 영국 자산운용사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Silchester International Investors LLP)는 오리온 이사회에 자본 배분 정책 변경과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실체스터는 오리온 주식 280만6335주를 보유한 지분율 7.1%의 주요 주주다.

실체스터는 전날 알려진 입장에서 “이사회가 자본 배분 정책을 바꾸고 배당을 늘리지 않을 경우 기존의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오리온의 중앙일보 인수 시도와 리가켐바이오 투자를 문제 삼았다.

중앙일보 인수는 제과사업과 연관성이 부족하며, 리가켐바이오 투자 역시 핵심 사업에서 창출한 자금을 다른 분야에 배분한 사례라는 주장이다.

다만 중앙일보 인수전은 이미 결과가 나온 상태다. 지난 19일 다우키움그룹·CJ그룹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오리온은 인수 기회를 확보하지 못했다. 실체스터의 문제 제기는 향후 비핵심 사업 투자에 대한 견제의 성격이 강하다.

주목할 점은 오리온이 실제로 배당을 확대해 왔다는 사실이다.

오리온의 연결 기준 배당성향은 2023년 13.1%에서 2024년 25.9%, 2025년 36.2%로 높아졌다. 2025년 결산배당금은 1384억원으로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올해 7월에는 처음으로 중간배당 성격의 분기배당도 실시했다. 주당 1750원씩 총 692억원 규모다.

그런데도 실체스터가 추가 배당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바이오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 투입이 있다.

오리온은 2024년 홍콩 종속회사 팬오리온(PAN ORION Corp. Limited)을 통해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박세진 대표) 지분 25.73%를 약 5485억원에 인수했다.

올해 6월에는 리가켐바이오의 5000억원 규모 자금조달에 참여해 125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전환우선주 825억원과 전환사채 425억원을 인수하는 구조다.

이 거래에는 한국산업은행도 첨단전략산업기금을 통해 2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조달 자금을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면역항암제 연구개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오리온은 식품과 바이오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신약 개발 성과에 따라 장기적인 투자수익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실체스터는 이런 투자에 사업회사 오리온의 자금을 사용하는 것이 주주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는 오리온그룹의 지배구조도 관련돼 있다.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허인철 대표)는 사업회사 오리온 지분 37.37%를 보유하고 있다. 오리온이 배당을 늘리면 오리온홀딩스는 보유 지분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다른 주주들에게 돌아간다.

실체스터는 이러한 구조를 통해 지주회사가 자체적으로 신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사업회사인 오리온이 종속회사를 통해 직접 바이오에 투자하면 오리온 주주들은 해당 투자의 성과와 위험을 함께 부담하게 된다.

그렇다고 오리온의 사업 다각화가 잘못된 투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리가켐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신약 개발에는 상당한 기간과 자금이 필요하고, 기술이전 성과가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되는 데도 불확실성이 따른다.

오리온 역시 기존 식품사업의 성장에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는 국내 진천 통합센터와 베트남·러시아 생산시설 확충에 총 8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식품사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2027년 이후 배당성향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성장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하겠다는 기존 방침이다.

양측의 입장은 투자 우선순위에서 갈린다. 실체스터는 핵심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제외한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오리온은 바이오 투자로 장기적인 성장 기회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쟁점은 추가 배당 규모뿐 아니라 신규 투자에 대한 이사회의 판단 근거다. 오리온이 바이오 투자에서 기대하는 수익과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느냐가 주주 설득의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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