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한국 경제의 희망이다]①이팜헬스케어 이복기 대표 “디지털 의료 혁신을 통해 의료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

약국에 종이 처방전 제출 대신 앱에서 사진 전송...빠르고 편리하게 약 조제
내년 상반기 앱 통해 전자 처방전 발급시스템 구축...지구환경 보호에도 기여
의료 서비스 취약계층 위해 디지털 의료 혁신 고도화에 모든 역량 기울이기로

이승섭 기자

sslee7@sateconomy.co.kr | 2023-12-25 14:23:55


편집자 주=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혁신을 바탕으로 하는 스타트업은 ‘한국 경제의 희망’이나 다름없습니다. 특히 성장동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스타트업 역할의 중요성은 더우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주목할 만한 스타트업 CEO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기술 경쟁력과 연구개발 현황, 성장 전략 및 과제 등을 소개합니다. 스타트업이 ‘역동경제’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방침입니다.

 

“우리나라가 디지털 강국임에도 병원과 약국 간 디지털 전환이 안 돼 있어 환자가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을 약국에 직접 가져가야 약을 지을 수 있습니다. 아직 아날로그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빨간약’이라는 앱을 통해 처방전을 약국에 전송하면 빠르고 편리하게 약을 찾을 수 있는 ‘스마트 오더’ 서비스로 디지털 의료 혁신에 나서고 있는 이복기 이팜헬스케어 대표의 설명이다.

 

▲이복기 이팜헬스케어 대표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금은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전을 발급하면 환자나 보호자가 종이 처방전을 들고 직접 약국에 제출해 약을 타는 구조로 돼 있다. 이러다 보니, 종이 처방전을 마치 ‘신주단지’처럼 들고 병·의원 주변의 약국을 찾는다. 특히 이름난 대형 병원일수록 처방전 발급량이 많아 약국에서 약을 타려면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선진국이라는 명성에 참 걸맞지 않는 모습이다.

“커피도 앱으로 미리 주문하고, 택시를 타거나 숙박업소 예약도 앱을 이용해 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 전반이 디지털화돼 있는 반면, 약을 타는 일만큼은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창업 동기도 이 때문인가.


“그렇다. 제약회사에서 20년 정도 영업을 하면서 병·의원과 약국 간 처방전을 공유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아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을 봐 왔다. 실제로 국내 빅5 병원인 수도권 소재 B병원조차도 종이 처방전을 발급해 환자나 보호자들이 병원과 인접한 약국을 찾거나 병원의 셔틀버스를 타고 나가 인근 약국에서 약을 탄다. 병원 부근 약국이 2~3개에 불과해 하루 평균 500~700여명의 환자가 처방전을 발급 받으면 1~2시간씩 기다리는 게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암환자 등 중병 환자들이 버스를 타고 가 약을 타는 것을 보면서, 이런 불편함을 없애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회사를 창업한 것은 이런 배경과 맞닿아 있다. 사실 이 같은 형편은 다른 대형 병원에서도 별반 차이가 없다. 우리와는 달리 중국만 해도 온라인 약국을 쇼핑하듯 휴대폰 앱으로 약을 주문하고 1시간 내 배달 받을 정도다.”

이 대표가 개발해 내놓은 ‘빨간약’(빨리 간편하게 약 타기)앱은 ‘스마트 오더’ 서비스다. 환자들이 앱에서 처방전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약국에 보내면 약국에서 약을 조제하기 때문에 기다릴 팔요 없이 가서 바로 찾기만 하면 된다.

 

‘빨간약‘ 앱 서비스의 이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편리성 때문에 이팜헬스케어가 창업한 지 3년도 안 돼 디지털 의료 혁신 스타트업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약국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종이 처방전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면 빠르고 편리하게 약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든 ''빨간약'' 앱 서비스 

 

 약을 타려면 종이 처방전을 약국에 가져가야 하는 불편함도 크지만 약을 타서 먹고 난 후 다소 시일이 지나면 자신의 처방 내역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현행 의료법에서는 처방전을 두 장 발급하도록 돼 있다. 한 장은 약국 제출용, 다른 한 장은 환자 보관용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의원에서는 약국 제출용 한 장만 발급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비용 절감 차원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실 약국에 처방전을 제출하고 약을 타더라도 한참 시간이 지나면 필요할 때 그 당시 어떤 약을 처방 받아 복용했는 지를 정확히 기억해 내기는 만만치 않다.

“그래서 ’빨간약‘ 앱에 ‘처방전 지갑’이라는 메뉴를 만들었다. 원하는 언제든지 자신의 처방전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흔히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약을 처방하기 전 전에 부작용을 경험한 약이 있는 지에 대해 질문을 한다. 특히 응급수술을 받아야 할 경우 병원에서는 환자가 최근 어떤 약을 먹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대부분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어떤 약을 먹고 부작용을 겪은 적이 있다고 해도 그때 어떤 약을 처방 받아 먹었는 지, 특히 응급환자가 댭변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알기 어렵다. 이럴 때 이 앱 메뉴가 유용하다.”

 

-‘빨간약’ 앱 서비스를 이용하면 종이 처방전을 약국에 제출하고 기다릴 필요 없이 처방전을 사진으로 찍어 약국에 전송한 후 앱에서 결제도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혁신적이다. 하지만 의료기관에서 바로 약국으로 전송하게 하면 더 편리하지 않나.

“맞는 말이다. 병·의원에서 전자 처방전을 태블릿 PC로 약국에 바로 전송할 수 있는 ‘처방톡’ 앱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 시작할 예정이다. 제대로 된 ‘스마트 오더’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간편하게 약을 탈 수 있게 돼 엄청난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본다.. 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보호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기후위기가 최대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빨간약’ 앱 서비스가 종이 처방전을 대신하게 되면 그 만큼의 목재를 사용하지 않아도 돼 지구 환경 살리기에 적잖은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종이 처방전이 어느 정도이길래 앞으로 이 앱에서 전자 처방전 서비스가 이뤄지면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인가.

“한 해 국내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종이 처방전이 연간 7억 장 정도에 달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수 많은 나무가 필요하다. 종이도 그렇지만 인쇄를 위해 사용되는 잉크 양도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종이 처방전 대신 병·의원에서 약국으로 디지털로 전자 처방전을 보내면 편리성 외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까지, 그야말로 일석삼조인 셈이다.”


한 해 종이 처방전 7억 장의 무게를 대략 환산해 보니, 적어도 3000톤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엄청난 양이다.  모두 전자 처방전으로전환되면 지구환경 보호에 일조할 수 있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아직 이 앱의 홍보가 부족한 탓에 이’앱의 다운로드 수가 그리  많지 않다. 또 앱에 가입돼 있는 약국 수도 200여 곳에 불과해 충분치 않다.


-‘스마트 오더’ 서비스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약국 가입 수를 늘리는 게 관건일 것 같은 데.


“‘빨간약’ 앱 서비스가 아직 초기여서 홍보가 덜 된 측면도 있다. 내년에는 가입 약국 수를 1000여개, 후년에는 2200개로 늘려 전국 3만5000개 약국의 5%와 10% 수준으로 각각 늘릴 예정이다.”

-이 앱 서비스가 빠르고 편리하게 약을 찾을 수 있는 것 외에 또 다른 장점은 무엇인가.

”주말에 문을 여는 약국과 새벽 1시까지 운영하는 심야약국이 어디 있는 지 알 수 있게 했다. 특히 밤 늦은 시간에 아이들이 갑자기 열이 나거나 아플 때 부모들이 약사와 온라인으로 실시간 복약에 관한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이팜헬스케어가 창업 이후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대상에 선정된 것은 이런 우수한 기술력과 혁신에 나서고 있음을 인정받았기 때문인가
.


“스마트 헬스케어·R&D 네트워크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경기도와 성남시로부터 연구개발비 6억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AI바우처에 선정돼 3억원을 각각 지원 받았다. 또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콘텐츠 융복합 기업 성장지원프로그램에 선정돼 비즈니스 성장 단계에 맞는 컨설팅과 브랜드 디자인 지원을 받았다. 이밖에 ESG와 비대면 진료를 위한 AI 빅데이터 기반 OCR 솔루션 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의료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과 핀란드를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 무슨 일로 갔나.

 

“중국 테크노마트와 핀란드 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슬러시(SLUSH)’에 참석했다. 디지털 의료 서비스와 기술력을 소개하는 한편 회사 IR 등을 진행했다.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보다 의료 서비스 접근에 취약한 환자들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의료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가려고 한다. 아울러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해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

토요경제/ 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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